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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라는데...
이창덕 2016-06-18 09:57 조회 271

오래 전에 폐업한 영업소에 간판이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은 좀 어색하다. 어떤 공사 같은 것이 있어서 길을 막아야 할 사정이 있게 되면 그 길로 통행하려는 행인이 그런 사실을 미리 알아서 그 길로 접어들지 않고 우회해서 가도록 갈림길에 안내판이 필요한데 일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무관심한 편이다.

나는 얼마 전에 속초에서 간성으로 가려고 시외버스 차표를 샀다. 5번 홈에서 910분 차를 타라는 안내를 받았고 차표에도 그 내용이 있었다.

나는 속초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바도 있고 그 지역이 고향 땅이기도 하지만 그 곳을 떠나서 사는 지도 오래 되었고 어쩌다 한 번 가보게 되면 양양이나 설악산 입구에서부터는 시내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속초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낯선 곳이어서 버스의 홈을 표시하는 숫자가 높이 걸려 있다는 것은 모르고, 5번 홈과 6번 홈 사이의 기둥에 표시된 5자를 보고 6번 홈을 5번 홈으로 간단히 생각했다. 좀 따져볼 필요가 있었는데 둘 중에 하나라고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숫자가 우측에 해당되는지 좌측에 해당되는지 화살표를 해 놓는다면 좋을 것이다. 차라리 기둥에 숫자 표시가 없었다면 높이 걸린 숫자를 찾을 때가지 두리번거렸을 것이다.

910분이 되자 버스가 한 대 출발하는데 춘천행이라는 표시만 있으니 직행버스여서 진부령보다는 지름길인 미시령을 통과할 테니 내가 탈 버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버스가 서 있었던 홈이 5번 홈인지 아닌지 혼동하고 있었으니 더욱 그랬다. 그 지역에 대해서 전연 몰랐다면 사정이 다를 수도 있어서 아는 것이 병, 혹은 조금 아는 것은 위험한 것인 경우가 된 것이다. 그곳 직원에게 문의해보니 방금 떠난 버스가 춘천까지 가는 완행인데 간성을 통과한다는 것이었다. ‘진부령 경유라는 표시가 있다면 좋았을 것이다. 속초에서 서울이나 춘천을 왕래하는 버스가 미시령, 한계령, 진부령 중에서 어디를 경유하느냐는 것은 분명히 중요한 정보이다. 남에게 물어서 알 수도 있지만 물어보기가 부담스러운 것도 현실이다. 그곳 직원들은 버스에 종점 표시만 있고 중간 기착지 표시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확인 문의를 너무 늦게 한 것을 탓했다.

그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안내판이고 뭐고 필요가 없지만 버스 승객 중에는 그 버스를 처음 혹은 오랜만에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런 것이 필요한 것이다. 정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