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흥 총장의 몰락

2018-09-07 00:00       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경력과 생계뿐만 아니라 신변까지 위협받는 지금의 상황에서 당해 보지 않고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성범죄 피해의 통한을 고하기 위해 절박하고도 절실한 심정으로 이렇게 법에 호소합니다. 지난 세월 동안 내 몸 하나 간수하지 못한 치부가 남들에게 드러날까 무서워서 죄인처럼 숨죽여 살아왔던 제 자신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남편과 자식들에게조차 떳떳하지 못해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을 숨기고 사느라 얼마나 힘에 부쳤는지 모릅니다."

 "만약 남편이 이 사건의 진실을 모두 알게 될 경우 가정이 파탄날 것이 두려워 얼마나 가슴 졸이며 전전긍긍했을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께서 한 번쯤은 마음을 열고 저의 원통한 심정을 헤아려 주셔서 관심, 지혜, 용기를 한데 모아 주십시오. 이렇게 하나님께 빕니다."

 법원은 지난 8월 30일 평택대학교 조기흥 명예총장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8월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수년에 걸쳐 행해진 조 씨의 만행이 이날 판결문에서 속속 드러난 것이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의 판단은 피해자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과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는 성폭력을 계속 당하는 고통보다 일자리, 가까운 통근거리, 가정, 사회적 관계나 지위 등 더 많은 것을 한번에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감 때문에 20여 년에 걸친 성폭력을 참아 왔다. 근무지를 옮기면서 통근거리가 멀어지고, 피고인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폭력이 중단되리라는 기대가 어긋났고, 자신의 성폭력과 무관하다는 위선적인 태도까지 보이자 남편이 알게 될 경우 가정이 파탄날 위험을 감수하면서 조 명예총장을 고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해 개인의 인격과 행복권을 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