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병 후에야 나오는 ‘검역강화’

인천공항 방역·소독작업 등 대응 24시간 ‘상황반’ 긴급 구성 운영 뒷북 대처에 이용객 비난 목소리

2018-09-11 00:00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 국내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10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음압병동에서 의료진이 환자 입원 상황을 가정해 방호복 차림으로 움직여 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이미 유입됐는데, 뒤늦게 검역장비 등을 일선에 투입한 인천국제공항 검역시스템에 실망스러울 뿐입니다."

10일 오후 1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구역에서 입국장으로 향하는 A씨가 한심스럽다는 듯 혀를 찼다. A씨는 이날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항공기에서 여객들이 이동하는 탑승교에 검역당국 직원들이 나와 고막 체온기로 발열 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다"며 "진작 검역체계를 강화했다면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종사자 B씨 역시 "3년 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는데, 여태 공항 검역을 강화하지 않은 점은 뼈아픈 실수다"라며 "인천공항을 통과한 입국자가 외부에서 메르스 확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뒤 방역 및 소독 작업 강화 등은 뒤늦은 대처"라고 안타까워했다.

3년 4개월 만에 또다시 뚫린 인천국제공항 검역체계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부산을 떨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 발생 이틀이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등은 중동발 항공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입국심사대와 화장실, 유아휴게실 등 다중이용시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카트 등 여객들이 직접 만지는 주요 시설물을 주기적으로 소독했고, 공항 종사자들에 대한 발열검사도 이어졌다.

일부 공항 관계자는 "공항 검역시스템은 물 샐 틈이 없어야 하지만 이번 경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검역시스템을 최신 장비 등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공항 통합운영센터 내 ‘메르스 상황반’을 긴급 설치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갖췄고 앞으로 질병관리본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