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인천시장의 역할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2018-09-12 00:00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코앞에 두고 터뜨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22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발언이 정국을 강타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2020년 4월 15일)를 준비해야 할 정치권은 여권발 정국 주도용 폭탄 발언 쓰나미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비수도권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자기 지역에 더 많은 유력 기관이 유치돼야 한다며 벌써부터 ‘침 바르기’에 혈안이 됐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공공기관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시작해 153개 기관을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이전할 때도 그랬듯이 ‘정치적 나눠먹기’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워낙 지역갈등과 정쟁이 우려되는 쟁점이다 보니 일각에선 고용 쇼크 등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국정 지지율 하락과 소득 주도 성장론의 위기 등을 정면 돌파하려는 ‘이해찬式 승부수’란 분석까지 나온다. 이유야 어쨌건 멘붕에 빠진 건 수도권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후유증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사전 논의 한번 없이 갑작스레 폭탄 발언이 터진데다가, 주민 편에 서야할 시·도지사마저 일언반구도 없이 자당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어서다. 인천시의 경우 행정부시장이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박남춘 시장이) ‘인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참으로 안쓰럽다.

# 부산 정치권, 해양수도 건설 기회로

 부산 정치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타 지역에 아랑곳없이 공공기관 이전 시나리오가 마치 기정 사실처럼 회자된다. 당장 한 유력 일간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이전이 "보수정권 9년 동안 사문화되다시피 했는데 여권 내 ‘실세 중의 실세’인 이 대표가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상황을 급반전시켰다"라고 논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동력이 확보됐고, 야당 의원의 초당적 협력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시당과 오거돈 시장 등 부산 정치권은 아예 대통령의 ‘혁신도시 시즌2’ 공약을 내세우며 추가적으로 이전할 기관명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들은 금융·해양·영상 분야 공공기관의 이전을 바란다. 금융 분야의 예금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벤처투자, 해양 분야의 한국해양조사협회,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영상 분야의 한국영상자료원과 한국원자력안전재단 등의 이전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우선 금융 분야 기관이 이전되면, 올해 7월 부산에서 법정자본금 5조 원으로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있어 부산은 해양금융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거다. 게다가 나머지 해양 분야 기관마저 이전하면 부산은 명실상부하게 ‘해양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춘다. 마치 짜인 판에 퍼즐 맞추듯, 여야가 공유하는 부산의 큰 그림이 있다는 거다.

# 부산 눈치 보기, 시장 공백 인정하는 꼴

 경쟁도시 부산과 달리 인천 정치권과 시장의 행보는 너무도 조용하다.

 그동안 인천시민은 해양·항만·수산 관련 공공기관 이전의 부산 쏠림현상 등 편파적인 정부 정책을 문제 삼으며 ‘해양항만산업 균형발전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또한 지역경제와의 연계 발전 차원에서 시의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권 참여를 시도했으나 정부 반대로 번번이 실패했다.

 그뿐이랴, 혈세로 조성된 항만과 공항, 경제자유구역만은 수도권 규제에서 제외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균형발전’을 앞세운 정부와 정치권에 외면당했다.

 도시 간 경쟁을 전제하고 있는 지방분권사회에서 수도권 규제는 어불성설이다. 인천시가 관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수도권 규제완화를 바꿔먹으려 한다는 소식에 한숨만 나온다.

 이제라도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민의 분노를 대변하기 위해 전면에 서야 한다. 현 정국 타개를 통해 인천시장임을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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