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독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 날카로운 풍자로 고전 강의에 새바람을 몰고왔던 철학자 도올 김용옥(金容沃.사진)씨가 다시 TV로 돌아온다.
.
지난해 5월 "내 강의가 찬반의 희롱물이 되기 싫다"며 KBS '도올의 논어이야기' 강의를 도중하차하고 1년 3개월만이다. 그가 1999년 말 '도올 김용옥의 알기 쉬운 동양고전-노자와 21세기'를 강의했던 EBS로 돌아와 다시 둥지를 틀었다.
.
새로 시작하는 강의는 '도올, 인도를 만나다'라는 제목. 도올은 인도철학과 초기불교를 나름대로 재해석해 소개할 예정이다. 강의는 총 28회며, 29일부터 매주 목.금요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된다.
.
그가 세간의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방송 3사 대신 EBS를 택한 것은 학술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도올의 한 측근은 "지상파 방송에서 어려운 얘기를 쉽게 풀어가다 보면 자꾸 재미 위주로 치우치기 쉽다"며 "EBS는 상대적으로 학술적인 내용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채널이라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도올은 지난해 TV 강의를 중단한 뒤 붓다의 생생한 삶을 기록한 '팔리어(석가모니 생존 당시 언어)경전'을 접하고 올초 한달간 인도를 여행했다. 당시 인도의 성지 보드가야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도 했다. 도올은 이 과정을 정리한 책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출간에 맞춰 지난 10일 동국대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
이번 EBS 강의에선 방청객을 선착순으로 입장시키지 않고 수강생을 따로 모집할 계획이다. 인도 철학과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
노자 강의에 이어 연출을 다시 맡은 유규오 PD는 "이번 강의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인도 철학이 좀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라며 "많은 팬들이 기다렸던 만큼 제2의 동양학 열풍이 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