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여성관련 정책 예산이 다른 도시는 물론 전국평균에도 미치지 못해 특단의 예산확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엊그제 열린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한 여성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인천시의 여성과 관련한 예산배정이 소홀하게 다뤄져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정책이 옹색한 실정이라고 질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지적의 배경을 보면 전적으로 수긍이 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언필칭 인천시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여성복지증진 등을 260만 시민의 절반인 여성 정책의 중점추진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인천시 여성관련 예산은 일반회계의 0.56%(특별회계 포함시 0.3%)인 187억원에 불과해 여성 1인당 연간 1만4천735원에 그치고 있다니 알만 하다. 더욱이 이 같은 예산편성은 시산하 모든 부서의 예산을 모두 합친 것이라고 한다. 재정자립도가 35.2%에 불과한 춘천시 1.57%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고 1.25%인 서울시의 절반도 안된다. 광역시 위상에 비춰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여성정책을 위한 순수예산 91억여원을 빼면 여성의 지위를 개선한다거나 양성평등을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설정된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니 더욱 그렇다. 인천시의 올해 여성정책 중점 추진방향이 여성정책의 생활화와 정책추진의 효율성 제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여성의 복지증진 등이다. 과연 연간 1만4천원 남짓한 돈으로 일반여성들을 얼마나 달라지게 하고 무엇을 피부로 느끼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안상수 시장이 4개월전 취임이후 역점을 두어 만든 `인천비전 정립 및 미래발전계획안'의 목차 24개중 `여성' 항목이 따로 올라있지 않고 `따뜻한 복지'항에 여성복지부문과 일부 여성관련 사항이 옹색하게 곁들여져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인천의 여성과 여성단체는 안 시장의 여성정책과 여성문제의식이 부족한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는 빈축을 초래하는 게 아닌가 생각든다. 정책의지와 예산은 비례한다고 한다. 최소한 1%수준의 여성예산 편성을 통해 인천여성들이 조금씩 기를 펼 수 있게 해달라고 절규(?)하는 시의원의 몸부림을 인천시는 정녕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말로만이 아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때 인천시는 시민들의 신뢰감을 얻을 수 있다. 새해 예산엔 필히 반영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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