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일반 기업체나 근로 현장에서 남성들보다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여성인권신장과 여성권익확대가 늘 주창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문제는 남녀평등에 가장 앞장서야 할 공무원 조직사회에서도 여성들의 성차별이 일반화 돼 있다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 공무원들은 직장내 승진이나 부서배치 등 인사에서 남녀차별로 인한 불만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고 육아 및 가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제대로 업무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더욱이 직장 내에서나 회식자리에서 성희롱이 횡행하고 여성 공무원을 비하하는 언어폭력 또는 사무실내 잔심부름 등 여전히 성차별적인 근무 풍토가 남아있다니 걱정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연수지부가 여성조합원을 대상으로 최근 한달 동안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1%가 공무원으로서 근무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같은 이유를 보면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승진이나 부서배치때 남성과의 차별이 극심하고 남성 중심적인 직장분위기에다 육아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에 여성 공무원들이 가장 불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이 있고, 부서배치가 부적절한 데다 열심히 일해도 승진시켜주지 않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여성공무원이 절반 가까이 된다니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
 
여성공무원이 겪는 성차별이 어디 이 뿐이겠는가. 손님 접대시 차나 다과 대접을 전담하고 보건휴가를 갈 때도 상사의 눈치를 보아야 하며 여직원이라고 회식자리에서 무조건 옆에 앉게 하는 풍토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공직사회의 병폐가 이런 수준으로 남아있는지 한심하다 하겠다. 그러니 남성동료에 대한 여성들의 평가가 제대로 나오겠는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돼 각 사업장에서 여성근로자들의 복지와 권익보호에 나서고 있고 인천시는 때마침 여성정책 5개년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인천여성의 지위를 높여 남녀가 평등한 지역사회 구축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천시 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사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아 여성공무원의 사기진작과 능력향상을 위한 승진시 여성공무원 할당제 등 대책마련은 물론이고 성차별 없는 공직사회를 이루는데 한 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