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파리의 연인' 김은숙 작가가 지난 12일 최종회 대본을 넘긴 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지막회 내용이 알려지며 거세게 불어닥친 시청자들의 항의 때문이다. 두 작가는 얼마 전 `파리의 연인' 홈페이지 게시판에 “`기상천외한 결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게 바로 지금까지 진행된 드라마가 강태영(김정은)이 쓰는 시나리오속 내용이었다는 것.
 
13일 오전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김 작가는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탈고는 했지만, 다시 (연출가와)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 최종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태풍처럼 일고 있는 비난 여론에 당혹해하며 대본 수정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
 
지금까지의 극중 분위기를 확 바꿔놓는 결말에 대해 그는 “새로운 뭔가를 하고 싶었다. 평범한 해피엔딩으로만 마무리짓고 싶지 않았다. 태영의 시나리오 부분은 보너스 트랙인 셈이다. 시청자들에게 `지금까지 재미있게 보셨죠?'라고 묻는”이라며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한기주(박신양)와 강태영의 사랑에 빠져 있었던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파격적인 결말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김 작가는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너무 가슴 아픈 사랑을 했다. 너무 무거워진 분위기를 다시 밝게 하고 싶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결말의 분위기를 맡길 수도 있었고, 또한 다른 엔딩도 몇가지 준비했지만 이런 설정으로 밝은 느낌, 심각하지 않은 느낌을 전해주려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주와 태영이 시나리오 속에서처럼 현실에서 차를 타고 같이 떠나는 마지막 장면이 또 다른 암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이라며 “결코 지금까지 이야기가 환상이 아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걸 내비치고 싶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전화 통화중 신우철 PD에게 전화가 왔고, 잠시 통화가 끊겼다. 다시 연결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시청자들이 더 심한 말씀을 하셔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부분적인 수정이 이뤄질 것 같다”며 다시 깊은 고민에 빠져 들었다.
 
시청자들의 열렬한 사랑에 발목 잡힌 드라마 결말. 지금 와서 바꾸기도, 그렇다고 바꾸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배우들은 현재 최종회가 방송되는 일요일(15일)까지 촬영 스케줄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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