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고 있는 '꽃미남' 탤런트 강동원이 냉정하고 차가운 남자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강동원은 SBS가 '파리의 연인' 후속으로 오는 21일 첫방송하는 특별기획 '매직'(극본 윤성희, 연출 홍창욱)에서 남자 주인공 차강재 역을 연기한다.

그를 지난 13일 오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났다.

"굉장히 냉정하고 돈과 야망 때문에 사랑도 포기할 수 있는 그런 남자입니다.자라온 환경이 불우하고 아픔이 많아서 성공에 대한 야망에 더욱 집착하게 되지요"

매직은 지방공연을 다니는 가난한 마술단원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하는 드라마.늘 쫓겨다니고 무언가에 굶주려온 강재는 건달인 아버지로 인해 쫓기다 친구(선모)의 아버지인 마술단장에게서 마술을 배워 그의 총애를 받는다.

그러나 마술단의 또다른 친구인 도영(이준)을 자신의 실수로 잃게 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 인물이다.

귀티 나고 부드럽고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에서는 휴머니스트 의사를, '1%의 어떤 것'에서는 사랑을 깨달아가는 재벌 2세를,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는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남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

연출자 홍창욱 PD는 강재 역을 통해 '청춘의 덫'의 이종원이나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알랭 들롱 같은 냉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위풍당당 그녀'와 '1%의 어떤 것'을 보았는데 동원씨에게 로맨틱하고 착한 남자 속에 녹아 있는 굉장히 차가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양면적인 모습이 있더라고요.그걸 끄집어내면 잘 될 것같다 싶었죠"

그러나 정작 강동원 본인은 연기 변신에 대한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란다.

"아직 신인이라 몇 작품 한 게 없는데... 캐릭터 변신을 시도하기보다는 차강재 역할 자체에 매력이 느껴졌어요. 구체적으로는 아픔이 많아 냉정하고 건조하면서도 부분부분 로맨티스트다운 면모가 느껴졌거든요. 제 실제 성격이 좀 무뚝뚝하고 건조해요. 경상도 남자들이 그렇잖아요. 질질 끄는 것 싫고 딱 잘라서 말하는 그런 것말이죠"

그는 "이 캐릭터와 비슷하거나 공감이 되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인터뷰를 통해서 본 강동원은 실제 성격이 무척 느긋하고 낙천적으로 느껴졌다.

선풍적 인기를 끈 '파리의 연인' 후속이라 부담스럽지 않은지 묻자 "시청률 신경 별로 안써요. 저희 드라마가 혹시라도 시청률 십 몇퍼센트가 나오더라도 연기하는 데 큰 차이는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배우가 어둡고 차가운 캐릭터를 연기해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도 "아마 잘 어울릴 거예요. 별로 걱정 안해요"라며 느긋해했다.

강동원은 영화 '늑대의 유혹'에 출연했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팬들이 그를 향해 질러대는 환호성 때문에 감상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나올 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는 언제 인기를 실감했을까 궁금했다.

"극성팬들이 지나가다 막 더듬은 적도 많아요. 제 엉덩이를 세게 만진 경우도 있어요. 후후"

"무대인사 도는데 환호성을 보내주셔서 제가 가수가 된 줄 알았어요. 부산에서 대영극장과 부산극장 사이에 있는 피프(PIFF)광장을 걸어가는데 거기에 몇천명이 모이셔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러나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는 스스로도 잘 모른다는 눈치다.

"저를 왜 좋아할까 심하게 고민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같고요, '아, 내가 이런 모습이 있어서 좋아하는구나'하고 단정하는 건 자만같거든요. 사실 이렇게 인기있는 것도 한때인 것같아요. 계속되면 좋겠지만요"

연기 선생님을 두고 오랫동안 연기공부를 해왔다는 그에게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와 영화가 연기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줬을까?

"'위풍당당 그녀'는 별 기술이 없이 연기했을 때 그대로 그게 전달되는구나 느꼈던 드라마입니다. '1%의 어떤 것'은 앵글과 조명 등 기술적인 부분을 배우고 사투리를 고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연기를 조금 즐길 수있게 만든 영화고요. '늑대의 유혹'은 발차기 액션과 테크닉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이번 드라마 '매직'은 그에게 무엇을 남겨줄까?

"이번에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 방식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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