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포커스'가 북한의 혁명 찬양가인 '적기가'(赤旗歌) 멜로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실수를 저지른 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KBS는 홈페이지에 '미디어 포커스 시청자 사과문'이란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려"'시사플래시' 배경음악에 북한 군가인 '적기가'가 사용된 실수를 일으켜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고 밝혔다.

'미디어포커스'는 지난 14일 방영분에서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정부의 보도자제(엠바고) 요청에 대한 문제점을 풍자한 '시사플래시' 애니메이션 도입부에 배경음악으로 군가 멜로디를 40초 가량 삽입했다.

그러나 이 음악은 KBS의 자체 심의결과 영화 '실미도'에 사용돼 논란을 빚었던 북한 혁명 찬양가인 '적기가'인 것으로 밝혀졌다.

KBS는 조사결과 외주제작물인 '시사플래시' 배경음악을 전담하는 외부 프리랜스가 이 멜로디가 '적기가'인 줄 모르고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사용한 어이없는 실수였다고 밝혔다.

제작진 역시 음악이 삽입된 완성본 테이프를 받아 녹화와 최종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이 곡이 '적기가'란 사실을 모른 채 단순히 군에서 사용하는 행진곡인줄로만 알았다고 해명했다.

'미디어포커스'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외주 음악 담당자를 즉각 교체했다.

'미디어포커스'팀도 KBS 심의팀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으며 KBS는 이에 상응하는 후속 조처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포커스'를 담당하는 시사보도팀장은 "이번 일은 음악 담당자의 실수와 이를 철저히 챙기지 못한 제작진 전체의 실수임을 인정하고 시청자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런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작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수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르고 있다.

네티즌 김용식씨는 "공영방송에서 북한 군가와 우리 군가도 구분 못하는 실수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고, 최승철씨는 "북한군의 공격신호로 사용될 수 있는 북한 군가인 '적기가'를 공영방송에서, 그것도 북한과 아무 상관없는 방송에서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