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고3 학생들과 재수생들은 저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마지막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1개월 전부터 마지막 수능총정리를 위해 학교를 조퇴하고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한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 교육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은 교육의 중심이 학교에서 학원으로 옮겨간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도 남는다. 학교가 기본적으로 해야할 교육을 소홀히 하면서 활기를 잃고 적당주의와 무사안일주의로 빠져든 것 같아 우리교육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현 정부가 부르짖고 있는 교육개혁에 대한 역작용에 대한 우려를 지적해 왔다. 열린교육과 특기적성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기본적인 학력을 길러주는 데는 소홀히 해 결국은 학력이 떨어지게 되고, 모자라는 부분을 사교육에서 찾다보니 사교육이 비대해 진 것이다. 과거 수십년 동안 지금보다 교육여건이 훨씬 못했던 시절에도 학교 현장은 이렇게까지 무기력하지는 않았었다. 초등학교엔 70~80명이 넘는 아이들이 2부제 수업을 해도 교실붕괴나 교육이민이란 말은 없었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사회로 지식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학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력향상을 사교육에 맡길 수는 없는 것이며 또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 학교교육에 내실을 기하고 수요자에게 만족을 주어 사교육비를 줄여나가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한가지 특기만 있으면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다며 특기적성교육을 강조하다보니 학교는 놀이터가 되고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는 잘못된 풍조가 만연해졌다. 이처럼 본말이 전도되다 보니 학교에는 스승은 없고 교사만 남게 되고, 아이들은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강사를 선생님으로 생각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만 것이 아니겠는가. 학교는 본질적으로 교육을 하는 곳이지 놀이터가 아니다. 교사나 학부모들은 학교가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학교가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고 생활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한 듯하다. 학교는 물론이고 가정과 지역사회 모두가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며, 공부는 필요한 것이며 한번 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의 전수에 있는 것이며 새로운 지식의 창출도 기존지식의 바탕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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