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속팀 고려대가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야기된 축구국가대표 차두리(독일 빌레펠트)의 이적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차두리측과 고려대가 선수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절충했지만 고려대측이 계속 동의를 미뤄 지난 24일 차두리의 홈 경기 출전이 좌절된 가운데 27일 현재까지도 고려대측에선 별다른 입장변화가 없다.
 
이런 와중에 이날 빌레펠트는 구단 홈페이지(www.arminia-bielefeld.de)에 “차두리의 전 소속팀인 고려대가 이적동의서 발급을 미루고 있어 사안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고려대측이 결국 재학생 스타의 앞길을 끝까지 막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어서 결국 FIFA가 중재하기 전에 동의서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게 축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고려대가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 머물고 있는 차두리측도 대화를 통해 선처를 호소하던 방침을 사실상 접고 국내의 고문변호사와 빌레펠트 구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김성복 고려대 체육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차두리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선수의 발전과 선수를 키운 학교의 권리보호 사이의 갈등이기에 양측의 감정대립 또는 지원금의 문제로 해석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학교가 선수의 진로결정 과정에서 배제됐음을 계속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야구, 농구 등과 달리 축구는 대학에 소속된 선수가 재학중에 자의적으로 진로를 결정할 때 소속 대학을 보호하는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에 이적동의를 하느냐 마느냐는 고려대 뿐 아니라 대학축구 전체의 전례가 되기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두리측은 당초 학교로부터 독일진출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았으므로 학교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며 학교측의 요구사항에도 응할 준비가 돼 있는데 이적에 동의해 주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차두리의 고문변호사인 손광운 변호사는 “학교측과 대화를 약속했다. 학교측이 계속 반대한다면 준비한 방안대로 대응하겠지만 일단은 학교가 동의서를 발급해 줄 것으로 믿고 며칠간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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