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이만하면 됐는데 내년이 걱정이야.”
 
프로축구 2002삼성파브 K-리그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성남 일화의 차경복 감독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걱정이다.
 
3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30일 대전 시티즌과 3일 전북 현대를 연파한 성남은 이제 남은 3경기에서 승점 6만 추가하면 자력 우승이 가능해 지난 해에 이은 연속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올 시즌 팀에서 주축을 이뤘던 선수들이 잇따라 군에 입대하거나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기 때문이다.
 
우선 든든하게 수비를 책임지던 김용희(24)와 김영철(26), 김상식(26)이 올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군에 입대한다.
 
김용희는 오른쪽 수비수를 맡으면서도 빠른 발을 이용한 오버래핑이 좋아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해 주었고 김영철은 지난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 중앙 수비수를 맡았을 정도로 안정된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김상식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상대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재목이어서 성남은 내년 시즌에 수비의 핵을 일시에 잃게 됐다.
 
더욱이 고비마다 골을 터뜨리며 시즌 막판 분위기를 반전시켰던 김현수(29)는 FA로 풀려 일본프로축구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이자 올 시즌에도 역대통산 최다어시스트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는 신태용(32)을 비롯해 동갑내기인 찰떡콤비 박남열도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성남으로서는 이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차경복 감독은 “공격수는 용병을 영입해 메울 수 있지만 서로간에 호흡을 맞춰야 하는 수비수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힘들어 내년 시즌에는 고전이 예상된다”며 우승을 눈앞에 둔 감독답지 않게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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