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내부사정을 모르는 구민들이 가끔 이런 말들을 합니다.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환경이나 조건이 맞질 않아 전개하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현재 부평문화원은 옛 북구청옆 의회자리에 입주해 있다.

이 청사는 연면적 300여평(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규모면에서는 지방문화원진흥법에서 규정한 시설기준(100평 이상)의 약 3배나 된다.

그러나 문제는 당초 이 청사는 의회용으로 건립된 건물이라는데 있다.

공간의 비효율적인 배치는 물론, 건물의 노후 등으로 문화공간으로서의 활용면에서는 다소 어려운 실정이다.

다시 말해 문화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공간이다.

기존 시설은 물론이거니와 휴게실 등 기반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원의 기능확보를 위한 시설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평문화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부평여성문화회관의 경우 아침이면 이용 여성 구민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이유는 한가지다. 수영장이나 휴게실 등 이용자들의 편의시설을 최대한 살린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데 있다.

기반·편의 시설 투자가 곧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입증을 여성문화회관이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그러나 부평문화원 청사는 면적은 넓은 반면 이용 구민들이 편하게 지낼 만한 공간이 거의 없다. 각층을 돌아봐도 훈훈한 분위기보다는 칙칙하고 딱딱한 분위기만 연출할 뿐이다. 여기에다 건물이 노후화 돼 수도배관을 복도 천장위로 설치하게 하는 등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쩌면 자본적립금보다 더 시급한 것이 시설 투자일 지도 모른다.

지난 98년 설립 이후 구가 시설투자로 지원한 금액은 지난 2001년 2천만원이 고작이다. 문화원은 이 지원금을 페인트와 문짝, 조명시설 등에 투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땜질식 예산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계획에 따른 예산 투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실 문화원의 시설 개·보수는 구나 문화원 양측 모두가 인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문화예술회관 건립과 맞물려 선뜻 구에서 지원을 못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러나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언제 착공, 준공돼 입주하게 될지는 모른다. 더구나 문화예술회관에 문화원의 입주 여부도 그 때 가봐야 아는 것.

그동안 부평구는 56만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거대 구인 반면 그 흔한 청소년수련원조차 없는 문화불모지라는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다각도로 뛰어다니고 있다. 그러나 구가 진정 구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한다면 문화원 리모델링에 대한 계획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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