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오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국가대표팀간 친선경기를 앞두고 갖가지 악재가 겹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선수 부상과 소속구단의 비협조 속에 스폰서계약 마저 난항을 겪는 등 각종 변수가 불거지면서 월드컵 4강의 감동을 상암벌에 재현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우선 브라질과의 A매치에는 박지성(교토 퍼플상가) 등 한일월드컵을 빛낸 `태극전사'가 상당수 결장할 전망이다.
 
박지성은 부산아시안게임 등 올해 A매치 출전 횟수가 많아 해당 구단에서 차출요청을 거부했고,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뛰고 있는 송종국 역시 구단에서 빡빡한 리그 일정과 부상 방지를 이유로 차출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 출전이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다.
 
협회는 지난 7일 “송종국의 A매치 출전은 협회의 권리이며 해당 구단의 의무”라는 내용의 2차 공문을 페예노르트에 보냈지만, 국제국 관계자는 “팀 사정과 국제관례상 더 이상 무리수를 두기 어렵다”고 말해 국제축구연맹(FIFA) 제소 등 `강수'를 두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부상도 협회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는 돌출변수다.
 
터키전 프리킥 동점골의 주인공 이을용(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은 발목 부상으로 일찌감치 차출 대상에서부터 제외됐고 황선홍(전남 드래곤즈) 역시 아킬레스건 부상이 낫지 않아 국가대표 고별전이 될 브라질전을 벤치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으로 떠난 안정환(시미즈 S펄스)도 지난 7일 훈련 중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브라질전 출전에 영향을 줄까 우려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악재가 잇따라 불거지는 가운데 협회는 `돈줄'인 타이틀 스폰서를 여태껏 잡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와의 A매치 때 9억원의 스폰서료를 냈던 LG전자가 시작부터 발을 뺐고 다른 대기업들도 선거철에 몸조심을 하는 때문인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월드컵 열기가 결과적으로 `반짝 장세'에 그친 데다, 정몽준 협회장의 대선 출마에 따른 정치적 환경 변화가 기업들의 스폰서 참여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는 “날씨 탓인지 티켓 예매조차 저조하지만 월드컵 때처럼 경기를 앞두고 `바람'이 불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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