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로 돌아섰던 인천·경기지역 산업경기가 계속 힘을 받지 못하고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입 상품은 국내시장 잠식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수입 가전제품의 점유율은 이미 20% 선을 돌파했고 유류제품은 9%, 외제 자동차는 1%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가전제품의 경우 일본산이 20%를 차지한 가운데 저가의 중국산까지 범람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이런 가운데 컬러TV 역시 외국산 제품의 비중이 11%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 이 뿐인가. 정유업계의 수입제품 점유율은 지난해엔 4~5%에 불과했으나 연내까지는 10%를 돌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자동차 수입도 크게 늘었다. 올해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신규등록된 수입자동차는 지난해보다 무려 80% 이상이 증가됐다고 하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처럼 수입승용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의 1%를 넘어섰다고 하니 알만하다.
 
하긴 무역 자유화시대에 외제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교역 상대국들의 통상압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 만큼 수입상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계속 늘어나면 통상마찰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잠식 속도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외국기업들의 덤핑행위나 무차별 마케팅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자칫 국내 산업기반의 붕괴가 우려돼 더더욱 걱정이다.
 
아무튼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무역역조다. 대일무역적자가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이렇게 진행되면 연말에는 130억달러를 넘어서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 우리의 산업기반이 더욱 흔들릴 우려가 크다는 것은 굳이 긴 설명이 필요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작 산업생산을 위해 필요한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은 오히려 감소되고 있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문제는 자본재 수입은 줄어드는데 소비재 수입만 기형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성장잠재력도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쨌거나 경상수지에 적신호가 커진 마당에 수요가 급격히 증가되는 것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합리적인 소비가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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