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 K-리그의 최고액 선수 김도훈(전북현대)이 조윤환 감독의 선수기용 등 팀 운영방식에 반발, 전북과의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올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김도훈은 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북을 떠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해본 적이 없지만, 감독이 나를 쓰지않고 계속 망가트린다면 살 길을 찾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해 이적을 적극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김도훈이 조윤환 감독에게 `반기'를 든 것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한 조 감독의 노장 배제 움직임이 의도적이라고 여겨질 만큼 노골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0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기존 전북 멤버들을 스타팅에서 가급적 배제시키고 이전 부천 SK에서 감독으로 있을 때 총애하던 골키퍼 이용발과 미드필더 전경준 등을 중용하는 방식으로 팀 쇄신을 모색해왔다.

이 과정에서 변재섭이 퇴출당했고 `히딩크호'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김도훈과 박성배, 서동원 등 팀의 주축을 이루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자주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개인적으로 득점왕을 노리는 김도훈의 경우 대전, 부산, 포항 등 정규리그 우승이 좌절된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제외돼 조 감독의 팀 운영을 둘러싼 불신을 증폭시켰다.

김도훈은 지난 6일 부산과의 홈경기에 이어 포항과의 올 주말 경기에도 빠지자 지난 7일 조 감독을 찾아가 자신이 제외된 배경을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조 감독은 "날씨가 추워서 뺐다"고 답했으며, 이에 김도훈은 "체력에 전혀 문제가 없고 득점왕 타이틀도 중요해 뛰고 싶다"며 재고를 요청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득점랭킹 1위 우성용(부산)과 에드밀손(전북)에 3골차로 뒤져있는 김도훈은 특히 "대전 등 득점이 쉬운 경기에만 나를 의도적으로 뺀 것은 특정선수(에드밀손)를 키워주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내가 엔트리에도 들 실력이 못 되는지 팬들에게 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현재 박성배, 서동원과 함께 잔류선수가 돼 전주 숙소에 머물고 있는 김도훈의`폭탄 선언'과 관련해 전북 관계자는 "선수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며 조 감독의 편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또 "김도훈은 팀의 간판스타임에 틀림없지만 재계약 여부 등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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