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하지만 단 한번에 만족하기에는 지금까지 쌓인 한(恨)이 너무 크다'

프로야구 삼성이 7전8기의 도전 끝에 21년 묵은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면서 `사자 군단'의 화려한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등주의'를 지향하는 모기업의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은 삼성은 매 시즌 객관적 전력에서는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항상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성적은 투자에 비례한다'라는 스포츠계의 금언도 삼성에는 예외였고 `우승도 해본 팀이 한다'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우승 맛을 본 삼성은 결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자신감과 경험을 얻었고 지난 20년간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던 우승 부담에서도 자유롭게 됐다.

기본 전력상 삼성과 겨룰 수 있는 팀이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플러스 요인은 내년에도 사자들의 우렁찬 포효가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다.

올시즌 우승 주역들이 대부분 내년에도 사자 군단을 지켜 별다른 전력 누수가없는 것도 삼성의 미래를 밝게 한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선수가 없어 이승엽-마해영-양준혁 등으로 대표되는 막강 타선이 고스란히 유지된다.

물론 주력 투수인 임창용이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있지만 구단의 동의가 필수여서 상대적으로 약한 마운드가 걱정인 삼성이 그를 놔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더욱이 전 구단을 통틀어도 올해는 팀 전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물급 FA 선수가 없어 다른 구단이 `타도 삼성'을 위해 전력 보강을 할 수 있는 여지도적다.

그리고 내년 시즌부터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 것도 삼성에겐 호재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브리또와 엘비라 등 두 명의 용병만 기용한 삼성은 용병 2명만으로도 충분히 베스트 전력을 짤 수 있는 반면 1군의 기량과 선수층이 삼성에 비해 떨어지는 다른 팀들은 아무래도 용병이 한명 줄어드는게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인천방송의 구경백 해설위원은 "그동안 최강의 전력을 가지고도 번번이 우승에는 실패했던 삼성이 이번 우승으로 지난 80년대 후반의 해태처럼 오랫동안 전성기를 구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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