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향토성과 서정성 짙은 화풍으로 한국 현대화단을 이끌었던 서양화가 장욱진(1917~90년)을 1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친다.
 
장욱진은 `미술 근대화의 선봉'이었다. 1947년 김환기, 유영국 등과 함께 신사실파(新寫實派) 동인을 결성한 그는 조국광복의 새 기운을 조형세계에서 펼치고자 했다. 그들은 고갱과 고흐로 대표되는 서양의 후기인상파처럼 대상을 닮고자 하는 사실적 기법보다는 화가의 주관을 중시하는 추상적 경향의 주체적 조형의식을 드러냈다. `신사실'이라는 동인 이름도 사실과 주관의 접목을 뜻했다.
 
장욱진은 전쟁의 와중에도 동화(童畵)처럼 천진한 그림세계를 펼쳐보였으며, 도시산업화가 진행되는 시대에 때묻지 않은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그는 삶의 각박함을 오직 `창조적 긴장'으로 이겨내려 했던 화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1954년 서울대 교수로 취임했다가 6년만에 그만둔 뒤 전업화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1963년부터 덕소, 수안보, 신갈의 외진 산골에 화실을 마련하고 오직 그림에만 몰두했다. 그의 작업방식은 `전업화가의 가능성'을 증명함으로써 작가지망생들에게 앞날을 기약할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은 문화인물 선정을 기념해 오는 11월2~21일 갤러리현대와 신갈고택에서 회고전을 개최한다. 또 11월7일과 14일 작가의 고향인 충남 연기군 동면생가와 말년에 살았던 신갈 고택 등 관련 유적지와 작품활동지 답사행사를, 11월27일 연기군 선영내 탑비에서는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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