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총장 정운찬)가 2003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 1단계 합격자 발표 이후 학부모와 교사들의 항의방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7일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발표한 1단계 합격자 명단에 실수로 음대 지원 수험생 10명과 체육교육과 지원자 4명을 누락, 뒤늦게 이들을 추가한 명단을 발표했다.
 
학교측은 곧바로 “음대와 체육교육과의 총점을 산출할 때 교과과정을 40점 만점으로 계산하지 않고 일반 모집단위와 동일하게 100점 만점으로 계산하는 실수를 저질러 학생들의 순위가 뒤바뀌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나 1단계에서 탈락한 일부 학부모들은 지난 9일 학교에 찾아가 전형과정의 공개 등을 요구하며 이틀동안 거세게 항의했고 11일에는 탈락한 수험생이 다니는 S예고 교사 4명이 다시 서울대에 찾아가 항의했다.
 
교사들은 “같은 반 학생중 내신 성적과 수상 성적이 더 뛰어난 학생이 탈락하고 이보다 못한 학생이 1단계를 통과하는 등 서울대의 전형방법에 문제가 있다”면서 “경시대회 평가기준 등 전형방법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공대 수시모집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과학고 학생들이 수시모집 1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지자 한성과학고 배희병 교장을 비롯, 서울과학고와 경기과학고, 충남과학고, 강원과학고 등 5개교 교장이 이날 서울대를 방문, 공대 한민구 학장을 면담했다.
 
5개 과학고 교장들은 “이번에 1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올림피아드를 준비하기 위해 내신이 좋지 않았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대회에 입상한 학생들이 모두 합격했는데 올해는 1단계 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과학고 수험생을 위한 입시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이들은 “학교당 전체 3학년생의 수가 50여명 밖에 되지 않는 과학고에도 학교장 추천 인원을 상위 5%로 제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비교내신을 폐지한 후 전체 과학고의 서울대 입학생수가 400여명에서 50명선으로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과학교 교장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학교측은 특목고생들을 위한 입시제도 개선은 고려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특목고 학생들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특목고생에 대한 배려나 내신 반영비율 축소 등은 정부의 고교 평준화 정책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