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소비자물가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당국은 10월말 현재 소비자 물가 인상폭이 2.6%에 불과해 연말까지 3% 내에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어디까지 통계수치에 불과할 뿐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가계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물론 채소류 등 일부 품목은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한 점 또한 없는 것은 아니나 공공요금도 이미 인상됐거나 인상될 조짐을 보인다니 이래저래 서민들만 고통의 겨울을 보내야할 전망이다. 정부당국도 이제는 정확한 조사도 없이 통계에만 의존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을 발로 뛰는 물가관리에 나서야 서민들의 어려움이 그나마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도에 따르면 가정용 LP가스 요금이 지난달 원료비 상승요인을 들어 kg당 76원이 인상돼 8.4∼9% 정도 올랐다는 것이다. 또한 휘발유와 경유 역시 지난 1일부터 정유사별로 8∼20원씩 올렸으며 인천지하철요금도 인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민의 발'이라는 시내버스도 관계당국은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운송원가 등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은 그저 불안하기만 한 실정이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및 무 등은 어느 정도 계절적인 인상요인이 있는 데다 지난 수해 때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어 다소의 인상은 불가피하다고는 하나 아직도 중간상들에 의해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 하겠다.
 
물가에 민감한 계층은 어느 사회나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며 사실상 이들이 느끼는 현실이 정확한 실정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겠다. 중산층만 해도 모두가 자가용이 있다보니 시내버스의 불편을 느낄 기회가 적다하겠으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지난 IMF때 양산된 서민과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가계자금줄조차 막혀 버린 서민이 부지기수임은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우리네 실정이다. 이들의 일부는 하루벌이로 끼니를 때워야 할 딱한 처지에 있는 서민들부터 아예 냉방에서 겨울을 보내는 가슴아픈 이웃들이다. 재경부는 일부품목의 물가가 인상됐다해서 소비자물가가 상승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들이 얘기하는 일부 품목은 바로 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목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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