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직면한 위기 중 하나인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전혀 예상 밖의 기관에서 연구되고 있다.
 
지난 27일 a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우주선 발사와 우주 연구에 전념하는 곳으로 알려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존슨우주센터는 손 씻고 샤워한 물, 오줌, 땀 등을 식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연구에 나섰다.
 
우주왕복선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극히 제한된 공간과 물자 속에서 움직여야 하므로 한 방울의 물도 아쉬울 정도로 극도의 내핍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존슨우주센터의 카렌 피커링 연구원은 현재 ISS에서는 우주비행사와 실험동물의 땀과 숨에서 나온 습기를 제습기로 빨아들여 필요 식수의 50%를 리사이클링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밝히고 오줌까지 재활용하는 새 시스템이 성공하면 오는 2005∼2006년에는 식수의 99%를 리사이클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폐수를 주민 식수로 리사이클링하는 연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곳에서는 6억달러를 들여 폐수를 식수로 리사이클링하는 하수정화시스템 건설을 추진중이다.
 
수자원 고갈문제가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구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의 하나임을 감안하면 이 두 곳의 연구결과와 그 실행성 가능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물 부족 위기 극복의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하고 리사이클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되기 때문이다.
 
유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8%를 차지하는 31개국이 만성적인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오는 2025년이 되면 이 위기는 세계인구 35%의 48개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NASA와 오렌지카운티의 식수 리사이클링 방법은 비슷하다. 오줌, 땀, 생활하수 등을 변기와 제습기 등에서 모은 후 특수 박테리아가 들어 있는 수처리 가공시설을 통해 여과한다. 박테리아는 공해물질을 먹어치우고 대신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단단한 알맹이를 배설한다.
 
1차 여과된 폐수는 역 삼투과정을 거쳐 정화된다. 플라스틱 박막을 이용한 압축과정을 통해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이 분리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리사이클링 물은 아무 맛이 없고 무미건조할 뿐이다.
 
오렌지카운티의 상수도 담당 대변인인 론 빌더무트는 이같은 방법으로 재활용된 물은 매우 안전할 뿐 아니라 리사이클링 비용은 해수담수화 장치에 비해 절반이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리사이클링 방법은 아직 확실한 안전 검증 절차를 더 거쳐야 하고 소변과 생활하수를 식수로 먹는다는 찜찜한 생각 이외에 여러 변수들이 있어 아직 실용화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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