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3 Anycall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가 4강3중3약의 구도로 마감됐다.
 
대구 동양, 서울 삼성, 원주 TG, 창원 LG 등이 공동선두로 나선 가운데 울산 모비스, 안양 SBS, 여수 코리아텐더 등이 중위권 그룹을 형성했고 서울 SK, 인천 SK, 전주 KCC 등이 승수보다 패전이 많아 하위권으로 처졌다.
 
상위권 팀들의 선전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
 
박훈근이 전희철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지난해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동양과 서장훈을 영입한 삼성, 김주성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받은 TG, 그리고 `강동희 효과'를 톡톡히 본 LG는 당초부터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 그대로였다.
 
동양과 LG는 기존 팀 컬러를 지키면서도 전력을 유지, 또는 보강한 것이 맞아 떨어졌고 삼성과 TG는 플레이 스타일에 대폭 변화를 꾀한 것이 성공한 케이스.
 
감독 등 코칭스태프에 변화가 없었다는 것도 이들 상위권 4개팀의 공통점이다.
 
사령탑 교체와 선수들의 물갈이가 심했던 모비스와 SBS, 그리고 코리아텐더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특히 아마추어 무대를 호령하던 최희암 감독(모비스)과 여자프로농구에서 지휘력을 인정받아 프로농구에 입성한 정덕화 감독(SBS)은 기대했던 `돌풍'을 일으키는데는 미흡했으나 어느 정도 `연착륙'에는 성공했다.
 
구단 재정난과 스타 부재로 `꼴찌'가 예상되던 코리아텐더는 초반 거센 회오리바람을 일으켰으나 1라운드 후반부터 힘이 떨어지는 모습.
 
그러나 현역 사령탑 가운데 최연소인 이상윤 감독의 `맏형' 지도력은 1라운드 내내 화제가 됐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나타난 가장 큰 이변은 역시 KCC의 최하위 추락이다.
 
호화 멤버를 갖춰 우승 후보로도 꼽혔던 KCC는 막상 뚜껑을 열자 단 1승만 건지며 8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신선우 감독이 추구하는 `토털농구'는 실종되고 선수들이 각자 플레이를 펼치는 `따로 농구'가 판친 결과다.
 
플레이오픈 진출을 낙관하던 인천 SK도 얼 아이크의 낙마와 조니 맥도웰의 부진이 겹쳐 초반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하위권으로 떨어졌고 서장훈을 내주고 대대적인 팀 컬러 변신에 나선 서울 SK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모습.
 
1라운드에서 각 팀의 명암이 엇갈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용병대란'.
 
믿었던 외국인 선수가 기량 미달로 밝혀지거나 뜻밖의 피살, 부상 등으로 각 팀은 용병을 교체하느라 정신없었던 1라운드 였다.
 
용병 걱정이 비교적 덜했던 팀들이 일제히 상위권에 올라 있는 까닭이다.
 
또 서장훈(삼성), 강동희(LG), 김영만(서울 SK), 우지원(모비스) 등 대형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스타 선수들은 대체로 옮긴 팀에서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서장훈과 강동희는 팀에 절대적인 전력의 핵으로 등장했다.
 
`슈퍼 루키' 김주성도 1라운드 내내 프로농구에 화제가 됐으며 덩달아 `농구 9단' 허재의 진가가 새삼 드러났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나타난 판도는 그야말로 `임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공동선두와 공동5위 그룹이 단 1경기차에 불과하고 중위권 팀들도 하위권 팀에 고작 2∼3경기 앞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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