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희(solo38@hanmail.net)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유류사용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고유가의 영향으로 수입단가가 급상승해 교역 상황도 갈수록 악화,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미쳤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2003년 국내 연간 수출액의 20%에 달하는 46조원 상당의 에너지를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983년 이후 소비자 물가는 156%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단지 3% 상승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정부에서 도입한 원자력발전 등 풍부하고 안정된 전력생산이 적기에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추가적인 전력시설 건설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우리나라는 이전보다도 더 높은 해외 의존도의 에너지 정책이 불가피하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전력시설 건설에 대해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겠다.

한편 과거 집집마다 불을 밝히는 전등 시대가 시작되면서 전기의 소중함을 재인식했던 시절에 반해 요즘 국민들은 에너지 위기의식을 체감하지 않는 듯 과소비 행태가 여전하다.

오늘날 내 집 앞에 전주 하나가 세워지는 것조차 거부하고, 전력 과부하에 따른 정전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변전소 건립도 땅값 하락 등 이유로 반발하는 극심한 님비현상에 빠져 있다. 내년 대단지 고층아파트가 건설되는 신도시에 들어갈 장기적 수요를 감안한다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최근 남북경협에 따른 개성공단 전력공급이 실시될 예정이지만 송전탑 등 전력이송시설을 설치하는 데 있어 주변 지역주민의 입장이 주목된다.

늘어나는 전기 소비량에 대해 우선 적절한 전력 수급의 필요성과 국민의 동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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