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정부를 대신해 고양시 일산신도시 국립암센터 고 이주일씨 빈소를 방문,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한 김성호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례적으로 빠른 훈장 추서' 뒷얘기를 공개했다.
 
김 장관은 이날 “지난 27일 오전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으로부터 `오늘을 넘기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은 뒤 국무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훈장 추서를 상신, 그 자리에서 흔쾌히 재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이처럼 빠른 훈장 추서 결정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미국 배우율 브리너가 폐암으로 사망했을때 미국에서도 금연 열풍이 불었는데 이 분의 희생은 금연과 화장문화 정착이라는 2가지 국가적 업적을 이뤘다”고 치켜 세웠다.
 
그는 또 “SK 최종현 회장이 화장한 이후 화장문화가 확산돼 현재 서울은 화장률이 50%를 넘고 있다”며 “이주일씨 화장을 계기로 7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8일 새벽까지 이어졌던 각계의 추모 행렬은 이틀째인 이날도 하루종일 끊임없이 밀려 들어 고인의 인간애와 업적, 대중적 인기를 짐작케 했다.
 
이날 이만섭 전 국회의장과 김상현·장영달·이인제 국회의원, 황명수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고인이 다닌 춘천고교 총동창회장이기도 한 한승수 UN의장, 김진선 강원도지사, MBC 김중배 사장 등도 다녀갔다.
 
이인제 의원은 “평소 존경하는 예술인이었던 이주일씨의 죽음은 너무 슬픈 일”이라며 “이는 연예계 뿐만이 아닌 전 국민의 슬픔”이라고 애도했다.
 
연예계에선 전날 주로 코미디계 선·후배 동료들이 조문한데 반해 이날은 최불암·강부자·김무생·남 성·남철남·하춘화씨 등 고인의 지인인 중량급 탤런트와 가수, 코미디언들이 잇따라 빈소를 찾아 이주일씨의 이른 죽음을 애석해 했다.
 
최불암씨는 “친구로 바라본 이주일씨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순발력이 뛰어난 천부적인 연예인이자 국민 특히 서민들의 정서를 잘 대변한 정치인”이라며 “아들을 잃은 데다 남편까지 잃은 부인과 딸들의 슬픔이 너무 클 것”이라고 위로했다.
 
무명시절 이주일씨와 함께 한 하춘화씨는 “국민들은 위대한 코미디언을 잃었고 저는 가족 한사람을 잃었다”며 “이주일씨와 10년간 5천회 지방공연을 다녔는데 병문안때 빨리 일어나 같이 공연가자고 약속했는데 야속하게 가셨다”고 애통해 했다.
 
특히 “이리역 폭발사고때 나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데 저는 이주일씨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게 너무 비통하다”고 끝내 말을 잇지 못하던 그녀는 부인 제화자씨를 끌어안고 대성통곡,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문객 중에는 예비역 대장, 고교 교장, 사업가, 건설업체 사장 등이 다수 포함돼 있고 특히 `순수한 팬'이라고 밝힌 일반 시민 등도 애도 행렬에 가담했다.
 
또 이주일씨와 함께 금연 홍보에 앞장서 온 범국민금연운동본부 맹광호 본부장은 전날 조화를 보낸데 이어 이날 직접 빈소를 찾아 애도하고 고인의 숭고한 뜻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한편 장례위원회는 조문 행렬이 계속되자 이날 오후부터 분향소를 장례식장 1호 분향실에서 40평 지하 중앙 영결식장으로 옮겨 조문객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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