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김수현, 김정수  작가의  주말극 대결이 김수현 작가의 승리로 굳혀질 듯 하다. 김수현 작가가 집필하는 KBS 2TV `부모님 전상서'(연출 정을영)가 김정수 작가의 MBC TV `한강수 타령'(연출  최종수)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신정 연휴인 1, 2일 그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TNS미디어코리아  조사결과 `부모님전상서'가 23.3%와 26.2%를 기록한 반면 `한강수 타령'은 17%와 17.6%로  각각 조사됐다.
   

닐슨미디어리서치 결과도 마찬가지다. `부모님 전상서'는 21.5%, 24.6%를  기록했고, `한강수 타령'은 16.1%, 17.2%에 머물렀다.
   

경쟁이 시작된 10월부터 12월 중순께까지 엎치락뒤치락 하던 것에 비하면  이제 대세가 가늠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같은 현상은 약혼식 장소에서 가영(김혜수)이 준호(김석훈)의 모습을 보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려 신률(최민수)과의  약혼식이  결국
취소된 장면이 방영된 12월 12일 이후부터 눈에띄게 드러났다.
   

시청자들이 `도대체 가영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항의의 글을  대거  올린것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신률과 준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가영의 태도가  너무 길게 끌어졌던 것.
   

당초 기획안에는 가영이 다시 준호 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설정돼있다. 그러나 처음엔 낯선 스타일을 선보였던 신률 역의 최민수가 갈수록 독특한 매력으로 등장하면서 김석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시청자들이 준호와 가영이 맺어지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시대 어머니상을 표현해내는 최고의 연기자 고두심이 중심에 서있지만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자식들의 삶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오히려 관심거리가  흩어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이에 비해 `부모님 전상서'는 김희애가 결국 허준호와 이혼한 후 홀로서기의 아픔이 절절히 표현되며 자식의 이혼을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이 쓰라리게  묘사되면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고 있다. 송재호 김해숙 김희애 허준호 김보연 등 관록있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도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
   

작가가 애초 밝혔듯이 올곧이 부모의 사랑, 가족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흔들리지 않고 표현해 극적 뼈대가 튼실하다는 느낌을 준다.
   

가족애와 화해를 주제로 드라마를 전개해가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드라마  작가들의 경쟁이 이제 반환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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