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선 전 인천시장

▲ 최기선 전 인천시장


 

▶서울대 법대 졸
▶민주협 대변인
▶13대 국회의원
▶초대, 2대 민선 인천광역시장
▶인천대 석좌교수(현)

20세기 후반기에 선언된 구소련대통령 고르바쵸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중국 주석 등소평의 개방·개혁은 세계역사를 바꾸는 혁명적 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이나, 1917년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과 같은 성격이다. 프랑스 시민혁명은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쟁취하면서 자본주의 사회로 발전되고 이것이 극대화돼 제국주의로 변모되기도 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재앙을 불러왔다.

러시아 볼세비키혁명은 제국주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이념으로 출범했으나 구소련을 비롯한 동구, 중국 등 공산권을 그들의 과거 찬란했던 문명에도 불구하고 `죽은사회'로 전락시켰다. 제국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세비키 공산혁명이 일어났듯이, 공산체제가 인류에게 삶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는 `죽은사회'로 전락된 데 대한 반작용, 그 반성으로 공산직영의 최고 지도자들인 고르바쵸프와 등소평에 의해 이러한 혁명적 조치가 단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

         

개방화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

이들의 선언으로 중국과 소련은 물론 동구 공산권 제국가들은 줄줄이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를 체택하면서, 인류가 지향하는 가치는 이념(ideology)을 우선시 하던 시대에서 경제를 우선시 하는 시대로 크게 변모됐다. 이것은 냉전구도 속에 오랫동안 양립했던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로 통합된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가 시작된 인류사적 대전환이 아닐 수 없다.

구 공산권은 황폐하고 무기력한 국가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필요한 서구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기 위해 장벽을 헐고 개방·개혁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더 많은 개방, 완전한 개방을 요구함으로써 자구상에 `개방화'는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이 됐다. 개방정책을 거스른다면 그 물결에 떠내려가 낙오되고 말 것이다. 이제 개방화(WTO)시대, 무한경쟁에서 국가, 기업, 개인, 어떠한 경제주체도 살아남기 위해선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러한 `개방화'의 물결속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등장한 것이 동북아시아의 부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아는 중국, 일본, 러시아가 포진하고 있으며, 미국도 태평양 국가로서 동북아의 일원이라 할 수 있다. 우리 한국은 6·25의 잿더미속에서 세계가 놀라는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세계 11위 경제대국이 됐다. 민주화도 이룩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13억 인구의 중국은 개방·개혁이후 연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세계 제2경제대국이다. 러시아 역시 풍부한 자원과 잠재력이 막강한 나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동북아는 현재 세계 3대 경제권을 이루고 있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더욱 강력한 경제권으로 발전할 것이다. 가장 많은 인구와 자원 그리고 잠재력을 갖춘 광대한 시장에 전세계가 몰려오지 않을 수 없다. 동북아 또한 전세계로 진출할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실로 동북아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동북아시대를 맞아 우리의 전략은 무엇인가? 각국은 경제, 외교, 안보, 상의 상호협력을 위해 노력한다. 또한 상호경쟁관계에 있다. 개방화시대에 국제물류의 흐름과 국제비즈니스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각국은 동북아 국제물류 및 비즈니스 중심기능 확충을 위해 오래전에 전략을 세우고 심혈을 기울여 왔다.

      

한 세기 전의 교훈 되새겨야

한국에서는 인천이 공항(Airport), 항만(Seaport), 송도신도시(Teleport)의 트라이포트 전략을 10여년전부터 추진해 궤도에 올라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가 같은 개념의 공항, 항만과 푸둥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사카, 요코하마 등이 있으나 물류 및 비즈니스 기능을 집중하기에는 미흡한 것 같다.

100여년전 19세기 말에도 오늘날과 같은 개방을 요구하던 시대가 있었다. 당시 일본은 명치유신을 통해 근대화에 성공, 20세기에 세계강국으로 부상한 바 있다. 당시 조선과 청나라는 개방공세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오랜 기간 수모와 불행한 역사를 걸어왔었다. 이제 20세기 후반기와 금세기에 또다시 불어닥치는 개방화의 물결을 한국과 중국은 적극적으로 수용, 대응함으로써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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