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별이었던 코미디계의 황제 이주일(62)씨가 지난 27일 오후 3시15분께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 중환자실에서 9개월동안 병마와 사투를 벌이다가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80년도부터 TV방송을 통해 팝송 `수지 큐'의 노래와 춤을 코미디와 연결시켜 온 국민들에게 웃음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던 이주일씨는 급속도로 인기가 치솟아 `코미디계의 황제'라는 별명이 붙었다. 당시 국민들은 군부정치의 억압으로 삶의 희망도 거의 소멸된 가운데 이주일씨의 방송출연으로 인해 국민들에게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그러나 군부정치가 한때 이주일씨의 방송출연을 중단시켜 한동안 밤무대만을 서게 돼 그 자리에서의 코믹 연기 중 인기를 모았던 것은 “연날리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한 년, 두 년, 세 년, 온 세상 잡년이 다 모였습니다. 턱이 휘어진 년, 다 벗겨진 놈도 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대단한 용기였다. 당시의 정권을 빗대어 만담을 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회 분위기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이주일씨는 방송출연이 재개되고 지난 14대 총선에서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권유로 경기도 구리시에서 통일국민당소속으로 출마, 당선돼 의정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무대로 복귀하면서 팬들에게 “국회에서 4년 동안의 코미디 잘 배웠습니다”라고 의미있는(?) 조크를 해 한동안 국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뭔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등의 많은 위트넘친 유머로 세상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이주일씨는 생을 마감해가는 순간에도 금연열풍을 불러 일으키는데 자신의 온몸을 헌신했다. 그런 이주일씨가 이제는 세상의 별이 하늘의 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코미디계에 큰 획을 긋고 이제 기억 속으로, 전설 속으로 기억되는 역사의 인물이 된 것이다. 이주일씨의 생을 그리며 코미디를 사랑하는 국민과 함께 이주일씨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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