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프로야구 외국인선수제도 도입 이후 최고의 용병슬러거로 꼽히는 펠릭스 호세(37)를 내년 시즌 다시 볼 수 있을까.

지난 99년과 지난해 롯데에서 뛰며 뛰어난 장타력과 정교한 타격으로 상대투수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했던 호세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시즌 거포 부재에 시달리며 회복불능의 8개 구단 최하위 수모를 되풀이했던 롯데가 호세 영입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기 때문.

호세는 99년 타율 0.327(타격 9위), 36홈런(5위), 122타점(2위)으로 맹활약했고 지난해도 장타율(0.695).출루율(0.503) 각 1위와 타율 0.335(타격 4위), 36홈런(2위)으로 공격부문을 주도, 타이론 우즈(두산)와 함께 가장 우수한 용병으로 꼽혀왔다.

롯데는 현재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에 머물고 있는 호세와 연봉 등 계약조건에 대체적인 의견접근을 이뤄 영입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호세가 국내 무대를 다시 밟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한국야구위원회(KB0)가 올해 초 공시했던 `제한선수(restricted player)'라는 멍에가 리턴의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 2월 롯데와 재계약했던 호세는 메이저리그 몬트리올과도 계약, 이중계약 파문을 일으켜 KBO 총재의 승인없이는 국내에서 뛸 수 없는 제한선수로 낙인찍힌 것.

호세 영입에 목을 맨 롯데는 제한선수 해제를 요청했지만 KBO 반응은 냉담하다.

호세가 이중계약으로 계약질서를 어지럽힌데다 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때 관중석에 배트를 던져 징계를 받았고 지난해 시즌 막판에도 몸 맞는 공을 던진 삼성 투수 배영수를 폭행한 전력이 있어 `괘씸죄'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KBO는 다음달 초 이사회 의견 수렴 후 총재가 최종 결정하기로 했지만 다른 구단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호세의 제한선수 해제를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BO는 올 해 멕시칸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호세가 이중계약을 인정하지 않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승인으로 지난 9월 빅리그 애리조나에서 뛴 점과 호세의 복귀를 바라는 롯데와 국내 팬들의 기대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악동' 호세 복귀 여부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KBO의 결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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