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56·PSV에인트호벤) 감독이 한국 축구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대한축구협회 기술고문인 히딩크 감독은 20일 파주에서 열린 `2002 축구심포지엄' 강연에서 “대표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한국 특유의 위계질서를 타파하는 일이 절실했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경기는 경기 외적인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고참과 신참 간의 대화단절 문제를 조율하는데 힘써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워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의 육체적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저절로 정신력도 좋아지게 됐다”면서 “이로 인해 유럽팀과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히딩크 감독은 “현재 세계축구의 대세는 압박축구”라면서 “월드컵 때 공격과 수비 라인의 간격을 좁힌 것이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 축구협회의 조직적인 지원하에 신인을 발굴하고 세계축구의 추세를 따라잡는데 힘쓰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는 김호곤 현 국가대표팀 감독과 박항서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 150여 국내 축구 지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히딩크 감독은 120분 강연 동안 선 채로 쉬지 않고 강연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강의가 끝난 후 히딩크 감독은 파주NFC 선수전용 식당에서 축구대표팀의 코칭스태프 및 이천수(울산) 등 `태극전사'들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필승을 주문했다.
 
대표팀 최고참인 황선홍(전남)은 “히딩크 감독을 오랜만에 만나 뵙게되서 정말 기뻤다”면서 “코칭스태프와 동석해 점심을 드셔서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선수들 모두들 반가운 표정 일색이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브라질 경기를 참관한 뒤 21일 3박4일간의 짧은 방한일정을 마치고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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