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로드 투 퍼디션」은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전미감독협회 등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휩쓸었던 샘 멘더스 감독의 영화다.

「대부」의 웅장함에 「영웅본색」류의 비장한 눈빛도 볼 수 있지만 전자보다는서사성이 약하고 후자보다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

올해 베니스영화제에 한국영화 「오아시스」 등과 함께 초청돼 황금사자상을 노리고 있다.

법은 없고 총탄만 난무하던 1931년의 시카고. 확실한 일처리로 조직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마이클 설리번(톰 행크스)은 마피아 보스 존 루니(폴 뉴먼)의 양아들이며 보스의 친아들 코너의 오랜 친구다.

살인과 협박 등 조직의 궂은 일을 마다않는 그의 별명은 '죽음의 천사'. 밖에서는 모두 벌벌 떨 만한 인물이지만 집에서는 그도 두 아들의 아버지다. 자신과 다른길을 가길 바라는 아들에게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말을 못하는데…

그러던 어느날 마이클은 코너와 함께 조직원 핀을 찾아간다. 코너는 성공한 아버지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사고뭉치 문제아. 사건은 코너가 돌발적으로 핀을 살해하면서 발생한다. 이 장면을 바로 마이클의 장남 마이클 주니어가 목격한 것.

이 사건으로 아버지의 신임을 잃고 궁지에 몰린 코너는 마이클의 아내와 막내를살해한다. 아들과 아내를 잃은 슬픔에 분노하는 마이클. 그는 큰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퍼디션에 있는 처제의 집으로 향하면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조직에 복수를 결심한다.

영화의 제목 'Road to Perdition'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퍼디션은 마이클이 피신가는 동네의 지명으로 두 부자가 서로의 따뜻함을 확인하게 되는 여정을 뜻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마피아 조직원인 아버지 마이클이 자신은 이미 빠져나오기엔 늦었지만 아들은 발을 담그기 원하지 않는 '파멸(perdition)에 이르는 길'을 나타내기도 한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 로 등 이름만 들어도 마음을설레게 하는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

「캐스트 어웨이」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톰 행크스는 냉정함과 분노,부성애를 침묵과 절제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이미 연기파 배우로 변신한 그의 또다른 대표작이 될 듯.

`대부'로서의 카리스마와 애물단지 아들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보여주는 폴 뉴먼의 모습도 반갑다. 주드 로는 「리플리」에서 살해당하는 부잣집 아들 역으로 출연했고 「A.I」에서 남창 로봇을 연기했던 배우.

검은 롱코트와 가로등 아래 쏟아지는 비, 낮은 키의 조명 등 갱 영화의 스타일도 느린 화면이나 클로즈업 등 화려한 카메라 테크닉 없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인터넷 영화전문 사이트인 IMDB(Internet Movie DataBase)의 네티즌 투표 결과 10점 만점에 8.2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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