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지난 28일 포항 스틸러스와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간의 이적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바라던 미국행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된 홍명보(33)의 향후 발걸음에 관심이 모아진다.
 
협상결렬과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단에 내 요구를 주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토로한 홍명보는 “포항의 입장을 이해하기에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스스로 이번 이적문제를 일단락지었다.
 
그리고 이날 덕 해밀턴 갤럭시 단장이 관전한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홍명보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헤딩다툼에 나서는 등 터프한 플레이와 함께 무난한 수비 지휘능력을 보여 마음 고생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일반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적문제 때문에 한동안 밤잠을 설쳤다고 털어놓은 홍명보는 최근경기에서 평상시 그의 냉정함에 비춰 의외로 느껴질만큼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월드컵의 후유증이 체력면에서 드러나는 등 힘겨운 싸움을 해 왔기에 팬들의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홍명보는 “다시 제안이 온다면 포항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미국진출에 대한 강한 바람을 그대로 안고 있는 만큼 `미련'때문에 앞으로 국내리그에서 동기의식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일단 선수의 의지를 꺾은 포항구단이 선수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느냐도 홍명보의 향후 행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포항은 실리와 명분 모두를 거론하며 이적협상에 일단 마침표를 찍었지만 홍명보가 “은퇴후에도 구단이 지원해 줄 단기적인 코치연수가 아니라 본고장에서 수년간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싶다”며 뚜렷한 비전을 제시한 만큼 계약기간인 내년말까지 그의 몸 뿐 아니라 마음까지 붙들 수 있는 무언가를 제시해야 할 상황이다.
 
자신의 이상과 구단과의 계약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홍명보가 중반전이 진행중인 K리그에서 흔들림 없이 활약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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