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양준혁(33.삼성)이 성적 부진 책임으로 반납하기로 했던 돈을 구단의 선처로 물지 않게 됐다.

삼성은 지난 시즌 후 양준혁과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4년간 23억2천만원) 계약을 하면서 ▲90경기 출장 ▲타율 0.270 ▲60타점 중 한가지라도 미달하면 1억원을 반납토록 했지만 올 해에만 이 옵션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준혁은 경기수(132경기)와 타율(0.276) 기준을 충족시켰음에도 50타점으로 기준보다 10타점이 부족, 옵션대로는 1억원을 돌려줘야 함에도 구단의 배려로 이 돈을 반납하지 않게 됐다.

시즌 중반까지 빈타에 시달렸던 양준혁은 8월 이후 타율 0.366의 불방망이를 회복, 팀의 정규리그 1위에 기여했고 한국시리즈 5경기에 출장, 10타수 5안타(타율 0.500) 2타점으로 팀 우승에 공헌한 것이 1억원 반납 모면의 배경이 됐다.

삼성 관계자도 "양준혁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에 많은 공헌을 한 점을 인정,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FA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국내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도입했던 마이너스 옵션 조항을 스스로 지키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계약형태 정착에 기대를 걸었던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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