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관소 넘어 향토학 구심점役

연구자 확보는 과제

 

사료 발굴.시사발간 통해 인천 재조염...지난해부터 시민 강좌

 

   
역사 이래 인천사가 새롭게 조명·기록되고 있다.

바로 지난 2001년 문을 연 인천시 역사자료관에 의해서다.

인천시 역사자료관은 인천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조사·수집해 인천시민의 공감과 지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대하고 이를 통한 올바른 인천사 정립 및 지역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현재 정통사학자이자 박사학위 소지자인 강덕우, 강옥엽씨 등 2명의 전문위원이 배치돼 시사 자료의 발굴 및 조사·수집·정리, 시사자료집의 출간, 학술대회, 인천역사 사진전시회, 인천향토사 강좌 개최, 역사자료관 운영 및 인천지역사 자문, 각 문화원 및 향토사 단체들과의 교류, 각 지역사 단체 및 타 시·도 역사문화단체와의 교류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본 활동인 시사 편찬 이외에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천사자료집 및 역주·번역자료 등의 시사 자료집 발간사업과 인천의 원로나 향토사가, 학자, 무형문화재 등을 초빙해 인천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천의 옛 모습과 풍물들을 이해하도록 하는 학술심포지엄 등이 주목할 만한 사업이다.

지난 2002년 10월 총 6권으로 구성된 `인천광역시사'를 편찬했으며 지난 2003년 12월 국어와 영어, 일어, 중국어판 `인천의 역사와 문화'와 `인천사자료집'을 발간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인천의 섬', `옛날 옛적에 인천은', `미군정기의 인천자료', `인천부읍지', `인천역사', `인천사정', `인천개항 25년사(시노부 준페이 저)', `인천개항25년사(가세 와사부로 저)', `근대의 이민과 인천' 등의 총서를 펴냈다.

이러한 출간 서적 가운데 `미군정기의 인천자료', `인천개항25년사' 등은 주목할 만하다.

미군정기의 인천자료에는 1945년 9월1일부터 1948년 8월15일까지 매일신보를 비롯해 조선·동아일보 등 신문에 게재된 주요 사건 등이 기록돼 있어 미군정기의 인천과 관련된 자료를 살펴 볼 수 있다.

일본인 시노부 준페이, 가세 와사부로의 저서를 번역한 `인천개항25년사'는 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당시 인천의 인구 및 무역활동 등 생활을 비교·검토할 수 있는 근거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또 1902년 12월22일 121명이 제물포항에서 출발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1905년 후반에 금지될 때까지 인천항과 밀접한 이민이라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근대의 이민과 인천'도 인천사의 한 페이지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역사자료관은 이러한 인천 관련 서적의 출간으로 새로운 인천사를 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출간활동과 더불어 역사자료관의 활동 중심에 현재를 살아가는 인천시민들에게 인천의 옛 모습과 풍물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향토사 강좌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총 8회 12강좌를 개최했다.

첫 번째 강의에는 소설가 이원규씨가 초청돼 `문학 속의 인천 텍스트'란 제목으로 광복 이전과 이후를 구분, 김소월의 `밤', 조병화의 `추억', 함세덕의 `무의도 기행',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시와 소설 속에 투영된 인천을 소개했다.

또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이덕희 연구원, UCLA한미연구소 안형주 연구원 등을 초청해 초기 한인들의 교육 및 1902년 최초 하와이 이민선에 올랐던 내리교회 교인 안재창씨 일가를 중심으로 하와이의 인천사람들에 대해 소개했다.

또 인천 무형문화재 제4호 진철호, 제14호 정성길씨 등을 초청해 대금과 단청 등 시연과 숨은 이야기 등을 소개함으로써 인천지역 문화 예술을 독창성과 특이성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밖에도 정신문화연구원 김상태 연구원을 초청, 인천사의 기본이 되는 기초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점차 없어지고 있는 현실을 되짚어 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급히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발간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러한 일들은 일시적이 아닌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등 인천향토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제언이 도출됐다.

역사자료관은 이 같은 자료집 발간 및 번역사업을 통해 간행된 인천사 자료집들을 일반에 보급함으로써 지역문화 이해의 기초를 마련하고 인천 향토사강좌를 통해 애향심을 높이는 한편, 지역사 연구의 깊이를 심화시키고 있다.

역사자료관은 앞으로 자료발굴에서, 수집, 정리 및 편찬 등 지금까지 진행되던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시사편찬위원회의 활성화 및 인천지역학의 집대성을 꾀한다는 방향이다.

또 시 행정기록 및 국가 기록물의 집적을 통한 시 기록보존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인천의 각 향토연구소 및 인천학 연구소나 개인 향토사가와 연계해 자료연구를 심화, '인천학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구인력 확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인천광역시 역사자료관의 어제와 오늘〉

인천시 중구 송학동 1가 2-2번지 응봉산 기슭에 위치한 역사자료관은 1888년에 조성

▲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경
된 만국공원(현 자유공원)과 1901년에 건립된 제물포구락부(옛 인천시립박물관, 현 중구문화원)와 함께 개항 후 역사 속 인천의 모습을 대표하는 시대적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이다.

1920년도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사업가의 저택으로 조성된 이곳은 아름다운 정원이 그대로 보존돼 광복 후 동양장이라는 서구식 레스토랑으로 모습을 바꾼 뒤 이후 송학장이라는 사교클럽(무도장)으로 사용됐었다.

이후 1965년 인천시가 매입, 이듬해 한국식 건물로 개축해 이후 역대 인천시장의 공관으로 사용됐다.

지난 2001년까지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경관과 수목으로 우거져 있는 정원에서 인천발전의 꿈과 이상을 실천하려 했던 역대 시장 17명이 현재의 역사자료관을 거쳐 간 것이다.

새 천년 들어 인천을 역사문화도시로 구현하려는 모든 시민의 바람으로 최기선 당시 시장이 공관을 비워 사택으로 옮김에 따라 지난 2001년 10월 인천시민의 날을 기해 이곳을 역사자료관으로 새롭게 탄생시켰고 현재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천시사의 역사〉

60년대 편찬작업 첫 발...73년 상하권으로 집대성

이후 10년마다 결과물...새천년 분야별 6권짜리로

1965년 6월1일 제1회 인천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제12대 윤갑노 시장이 고일, 최정삼,

   
한상억씨 등 3인을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위촉해 1969년 12월 1만8천600여매 분량의 인천시사 원고가 작성됐다.

이후 이를 정리해 1973년 9월30일 12편 70장으로 구성된 `인천시사(상·하)'가 발간됐다.

1983년 6월 당시 이해재 인천직할시 부시장 등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인천직할시 개항 100년사 편찬위원회를 통해 원고지 8천매, 9편 22장 80절로 구성된 `인천개항 100년사'가 발간됐다.

그로부터 10년 후 최기선 인천직할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박광성 인하대학교 교수를 상임위원으로 하는 체제가 발족, 1993년에 `인천시사(상·중·하)'가 발간됨에 따라 고대사에서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인천시의 역사를 다시 집대성했다.

1999년 12월 또다시 인천광역시사 출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역원로(문인)를 인천광역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을 위촉하고 인천광역시장을 위원장으로, 행정부시장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18명의 시사편찬위원회가 구성됐고 2000년 6월 시사편찬의 실무진으로 전임 전문위원 2인을 공채, 전체 원고 3만매를 1권 자연환경과 지리, 2권 인천의 발자취, 3권 정칟행정·사법, 4권 산업·경제, 5권 사회·문화, 6권 문화유산과 인물 등으로 정리해 6권의 책자로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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