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희(solo38@hanmail.net)

요즘 출근시간대에 지하철역 입구에서는 각종 무료 신문을 나눠주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 짧은 틈새시간을 이용해 부담없이 생생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시민들로서는 애써 마다 할 리 없다. 하지만, 늘 목적지에 도착하면 눈치볼 것도 없이 짐칸 위에 던져놓고 나가는 모습이 비일비재하다. 다른 사람이 다시 읽을 기회로도 제공될 수 있겠지만 저마다 들고온 신문뭉치들로 여기저기 쌓이기 마련이다. 정작 뒷처리를 감당하는 일에 대해서는 무료신문을 배부한 신문사도, 읽을 거리로 혜택을 본 시민들도 아닌 늘상 청소부 아주머니들의 몫일 뿐이다.

우리는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으면 당연히 전기가 나오고, 매월 사용한 만큼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의무감으로만 인식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나 값싼 전기요금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무관심한 채 국내 전력 산업의 전망에 대해선 나와 관계없는 것처럼 외면하기 일쑤다. 자원빈국으로서 높은 해외 의존도의 에너지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1983년 이후 소비자 물가는 156%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단지 3% 상승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정부에서 도입한 원자력발전 등 발전원가 대비 풍부한 전력생산과 안정된 공급이 적기에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신규원전 등 추가적인 전력시설 건설이 뜻모를 환경단체와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그동안 저렴하고 안정된 전력 공급으로 혜택을 누려온 세대속에서 원자력 발전의 부산물을 위한 방폐장 부지 확보조차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다. 한편 전력산업의 관심과 동참이 결여된 환경속에서도 오히려 전력 과소비 행태는 늘고 있어 에너지 위기의식에 대해선 대체로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정부에서 새만금 사업, 방폐장 유치 등 5대 국책사업에 대해 차질없는 추진을 당부한 바와 같이 국민 모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하겠다. 환경단체의 반대 등 사회적 갈등을 부추키는 일에 책임없는 동요와 현실없는 발상에 집착하고서는 결국 뼈대없이 국가 몸집만 불리는 것과 다를 바 없겠다. 국가 성장을 위한 정부와 발전회사 그리고 혜택을 누리는 국민들 모두 관심과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노력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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