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판의 황태자' 이태현(현대)이 `영원한 라이벌' 백승일(LG)을 꺾고 제40대 천하장사에 오르며 올 시즌 모래판을 평정했다.
 
이태현은 2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02세라젬배 천하장사씨름대회 마지막날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통산 3차례 천하장사 타이틀을 보유한 백승일을 3-1로 꺾고 꽃가마를 탔다.
 
올 시즌 첫 지역대회인 용인장사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정규대회 장사타이틀을 따지 못했던 이태현은 이로써 2년만에 천하장사에 복귀하며 올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태현은 또 우승상금 5천만원을 보태며 맨 먼저 총상금 5억원을 돌파하는 기쁨도 누렸다.
 
염원준(LG)과 신봉민(현대)을 각각 8강과 4강전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이태현의 상대는 이전까지 상대전적에서 14승7패로 우위를 보여왔던 백승일.
 
더구나 이날 맞대결은 94년 당시 청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을때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1시간여동안 맞붙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뒤 계체로 이태현이 우승한 이후 8년만의 재대결이어서 백승일로서는 설욕의 장이었고 이태현으로서는 `저울 장사'라는 불명예를 씻을 기회였다.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던 이날 첫판에서 이태현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전광석화 같은 밧다리 기술로 백승일을 모래판에 내다꽂으면서 기선을 잡았다.
 
허를 찔린 백승일은 그러나 두번째판에서 이태현의 안다리 공격을 되치기로 눌러 1-1로 균형을 잡았다.
 
이어진 판에서 이태현은 잡채기를 성공시켜 2-1로 앞서나갔고 네번째판을 비긴 뒤 다섯째판을 맞았다.
 
위기감을 느낀 백승일이 시작과 동시에 저돌적으로 밀어붙였고 샅바를 놓치면서 달아나려는 이태현의 허리를 감싸안고 왼발 덧걸이를 시도했지만 이태현은 노련하게 상대의 공격을 피한 뒤 되치기로 응수, 승부를 결정지었다.
 
백승일은 8강에서 김경수(LG), 4강에서 황규연(신창)을 각각 꺾고 결승에 진출했지만 이태현의 벽에 막혀 8년만의 천하장사 재도전에서 또다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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