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은 냉, 대하증을 동반하는 산부인과 질환 중 가장 흔한 질병입니다. 속옷이 젖을 정도의 분비물이 많거나 색깔이 평소와 다르게 진하거나 고름처럼 흐를 경우, 생선 비린내와 같은 악취가 나는 경우 질염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질염을 오래 방치해 두는 경우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므로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으셔야 하겠습니다.

질염의 증상으로는 냉, 대하 외에 가려움증, 성관계시 통증, 소변시 쓰라림과 화끈거림 또는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분비물이 노란색의 악취를 동반하면서 몹시 가려우면 임질이나 트리코모나스 등의 성병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심한 외음부 가려움이 동반되면서 하얀색의 찌꺼기 같은 냉, 대하가 있을 경우는 캔디다성 질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모두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으신 후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냉은 정상적으로 월경과 월경 사이에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의사의 진찰을 받아 확실히 구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상적인 냉은 산성의 점액으로서 무색에 가까우면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질염의 치료는 각 원인균을 정확히 알아내어 그에 맞는 약제를 일정기간 복용하거나 정제를 질 부위에 삽입하는 것입니다. 원인균에 따라 꼭 부부가 같이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염을 예방하려면 몸에 직접 닿는 속옷은 면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일론 속옷이나 팬티스타킹, 타이트한 거들 등은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질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뒷물을 할 경우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여성청결제의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비누 사용도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약제나 비누는 질 내에 있는 이로운 간균을 죽이고 곰팡이나 잡균을 번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질 분비물이 나쁘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식용 식초 3~4방울을 탄 물로 음부를 세척해 주면 오히려 좋습니다. 간균은 약산성에서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뒷물은 깨끗한 물로 하며, 손가락을 질속에 넣어 닦아 내는 방법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샤워기로 외음부만 살짝 닦아주면 충분하겠습니다.
 

소변을 본 후 휴지로 닦아내는 분이 많은데 이 역시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외부는 매우 섬세한 피부조직으로 자꾸 닦으면 상처가 나고 그곳으로 박테리아가 침입해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리양이 많은 분이거나 생리기간이 긴 분의 경우 너무 오랫동안 패드를 착용하면 질염이나 방광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외출시 1회용 패드를 착용하되 집에 있을 때에는 면제품을 사용한다면 질병의 위험이 훨씬 적어지겠습니다. 냉이 있다고 해서 패드를 하는 것은 통풍을 맞아 오히려 냉증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냉이 많이 흐른다면 속옷위에 거즈를 덧대는 것이 오히려 났습니다. 이 경우 물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호정규 교수(원광대 산본병원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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