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행을 앞둔 졸업반 3인방 권영민(세터·인하대)이형두(공격수) 박재한(센터·이상 경기대)의 진로가 짙은 안갯속이다.
 
올겨울 배구슈퍼리그에 참가할 실업팀의 선수등록 마감시한이 내달 16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 빅 3가 막판 몸값 높이기를 위해 갈짓자 행보를 보이면서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부산아시안게임에 뛴 `차세대' 세터 권영민이 현대캐피탈행을 굳힌 상태에서 모교 재단인 대한항공의 손짓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고 국내 최장신(2m7) 센터 박재한과 이형두는 각각 삼성화재, 현대캐피탈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계약금의 적정선을 놓고 다소 시각차를 보여 협상이 더뎌진 상태다.
 
이들 중 이형두는 `제2의 신영철'이란 우려를 낳을 만큼 몸값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불세출의 세터' 김호철의 후계자로 불리는 신영철(삼성화재 코치)은 88년 경기대 졸업 당시 몸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하면서 실업팀들이 담합, 스카우트를 포기하는 바람에 돈 한 푼 못 받고 한전에 입단하는 곡절을 겪었다.
 
이형두도 신영철 케이스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자신이 제시한 요구액이 11억2천만원(세금제외 실수령액 7억원) 수준인 데 반해 현대는 4억원 안팎을 적정선으로 잡아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형두의 동기생인 박재한 역시 몸값이 걸림돌이다.
 
세금을 포함한 선수 요구액은 7억원이지만 센터라인에 아직 여유가 있는 삼성은 4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어'인 권영민의 경우 돈보다 학교에 문제가 있다.
 
이달 전국체전에서 삼성의 60연승을 저지한 현대의 송만덕 감독은 “하늘이 두쪽 나도 권영민을 잡는다”는 각오로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인하학원 재단인 대한항공이 배구계 관행인 연고권을 들고 나오면서 입장이 곤란해졌다.
 
대한항공측은 “팀으로선 세터 김경훈의 은퇴에 대비해야 한다”며 “선수 본인도 눈앞의 계약금 보다 후배들과 은퇴 후 직장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어쨌든 현재 배구계에서는 이들의 진로가 삼성화재의 중국 전지훈련이 끝나는 내달 초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등록 마감일을 넘길 경우 슈퍼리그에 출전할 수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의 `칼자루'가 실업 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