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 투기 등 재산형성 과정 때문에 장관급이 낙마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이 그 당사자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에는 거의가 동감하는 사항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이 왜 일어나고 있을까?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이중구조, 이중기준, 이중잣대 속에서 기인한다고 보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즉 법과 행정적인 제도는 세계적으로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잘 되어 있는데 실제 적용에서는 각종 편법이 활개를 치고 있다. 어떻게 그런 신출귀몰한 발상이 나올 수 있을까 경탄할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걸린 사람만 재수 없다고 생각하고 또 적지 않게 주위에서도 그런 인식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런 과정이 우리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산고라고 한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것이다.

          

두 공직자의 조용했던 집안 행사

근래의 지면에 어두운 내용과는 달리 지난 주말을 전후해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사건, 사고에 보다 관심을 두는 일반 대중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 언론이듯 미담거리는 한쪽 구석에 취급을 하다 보니, 다른 지역도 아니고 바로 인천지역의 고위 공직자가 솔선수범한 행동에 대해서 우리가 높이 평가해야 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균형 감각을 갖는 선진시민으로서 기본 소양이라고 믿고 싶다. 전제할 것은 소개할 두 분은 본인이 잘 알고 있지만, 미담 사례는 오로지 언론 보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지 구체적 사항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박광현 인천경찰청장이 아들 결혼식을 경찰 간부는 말할 것도 없고 주위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치렀다고 한다. 또 하나의 사례는 안상수 인천시장이 부친의 팔순 잔치를 가족들끼리 조용히 가졌다고 한다.

단순한 이 사실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선진국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반적인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두 분이 직접 나서서 요란 법석 떨지 않고 비서진들이 알아서 하게 만 해도 일반의 상상을 뛰어 넘는 축의금이 답지했을 것이다.

뻔히 보이는 엄청난 금액을 멀리하고 초연하게 가내 행사를 치른 점에 대해서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야 한다. 역설일까? 우리 사회는 칭찬이 인색하다 보니 이와 같은 미담에는 무관심 내지는 경홀히 여기고 잘못한 점이 있으면 늑달처럼 물고 뜯으니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가져 본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개인의 도전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해서 재산을 늘리고 하는 것을 미덕으로 해야 함에도, 성실하게 자신의 부를 쌓아 온 부자나 가진자에 대해서 무조건 비판적으로 보거나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마치 도둑이나 되는 것처럼 매도한다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을 이루기는 요원할 것이다.

            

투명하고 원칙적이면 된다

우리 사회에서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투명하다면 주기적인 광풍은 사라질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소수 특권층에 의한 정보의 독점현상이다. 특수한 지위에 있다고 해 미리 개발 정보를 갖고 있다면 그 자체로서 불공정한 원칙에 의해서 부당이득을 보고 시작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금형성의 바탕이다. 투명한 자기 돈으로 하는 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한가지 추가한다면 원칙에 의한 세금 부과이다. 이러한 점만 보장된다면 부동산도 투기(speculation, speculative investment)가 아니라 투자(investment)가 될 것이다. 바로 그것은 이득을 보아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손해를 보아도 자신의 책임 아래 관리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권율정 인천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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