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껍데기는 가라'의 신동엽(1930~1969) 시인을 `4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하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친다.

신 시인은 1959년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한 뒤 간암으로 타계할 때까지 시집 `아사녀' 한 권과 서사시 `금강'을 합동 시집으로 냈다. 생전 발표한 시는 20여 편에 불과하고 몇 편의 산문을 간헐적으로 선보였을 뿐이지만 데뷔작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를 비롯해 `발', `껍데기는 가라' 등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그의 시는 1980년대 이후 민주·민중운동 과정에서 민족의 현실적 문제를 일깨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시인 김수영과 더불어 구체적인 현실과 역사를 시적 제재로 과감하게 도입했다.
 

일제시대 이래 우리 시에서 제외되거나 기피되었던 현실 문제를 복권시킴으로써 시를 통해 우리 삶과 역사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온전히 기억하고 자신의 삶과 시를 통해 민족의 통합을 추구한 점에서 `민족시인'으로 불린다.

대표작 `금강'은 갑오농민전쟁을 중심으로 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시인은 갑오농민전쟁을 통해 우리 민족이 근대적 자아를 성취할 계기를 맞지만 그것이 제국주의 외세의 간섭으로 좌절됐다고 보았다. 그는 `금강'에서 민족비극이 6·25, 4·19, 5·16 등의 역사적 현실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문화인물 선정을 기념해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는 오는 9일 오후 7시 충남 부여청소년수련관 소공연장에서 `신동엽 문학의 밤'을 개최한다.

황명걸, 강형철, 이문복, 이원규 시인 등이 기념강연과 시낭송을 하고, 미망인 인병선(짚풀생활사박물관장) 시인도 참석한다.
 

가수 안치환의 노래공연과 김석만 연출의 시극 `그 입술에 파인 그늘'이 무대에 올려진다.

부여문화원은 오는 9일 오후 3시 부여 능산리 묘소에서 36주기 추모제를 올린 뒤 작가회의와 `신동엽 문학의 밤' 행사를 공동 개최한다. 이어 10일 오전 9시30분부터 인병선 시인의 안내로 신 시인의 생가, 시비, 묘소, 백마강, 곰나루, 우금치 등을 답사하는 문학기행 행사를 마련한다. 15일 오후 1시30분 부여 궁남지 일원에서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백일장을 개최한다.
  (☎02-313-1486, 041-835-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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