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인권입니다. 헌법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했습니다. 배고프지 않고 전쟁 없고 억압·차별 없는 세상 살고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고 재판받을 때에 억울하지 않아야 합니다. 고전적 인권이라 할 자유와 평등을 마음껏 누리되 그것을 내면화 실질화 해 형식에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사회적 인권 분야인 노동자의 여러 권리와 사회보장, 사회복지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좋은 교육 받고 건강하게 살고 혼인 및 가족생활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나아가 선거권과 공무담임권 등을 통해서 나랏일에 참여하는 참여적 인권도 있습니다. 헌법에 다 써 놓지는 않았지만 취미생활과 오락 등 건전한 대중문화를 즐기고 창조적 고급문화 예술도 누릴 때 사람 한 평생 사람같이 살았다고 하겠습니다.

2.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은 국가의 존재이유이고 인권 잘 하는 나라가 민주주의 선진국입니다. 저는 `인권선진국'을 대한민국의 국가 목표로 삼아 월드컵4강 때처럼 신나게 뭉쳐 보면 어떨까 자주 생각합니다. 옛날에는 국회에서 국민을 위하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가 법 따라 집행하고 사법부가 재판도 잘하고 특히 약자 인권 잘 지켜주면 모든 국민이 행복해 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역사는 그렇지 못했고 세상은 너무나 복잡해졌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라는 독립적인 인권전담기구가 필요해졌습니다. 인권시어머니 역할을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원회도 역사는 짧지만 인권침해 사건에 진정을 받아 처리하고 인권 감시와 실태조사·연구 업무를 수행하고 시정조치, 정책건의, 의견표명, 입법권고 등 많은 일을 해 왔습니다. 권력이라는 것이 원래 횡포한 것이고 행정도 나쁜 관료주의에 빠지기 쉽고 재판이라는 것도 사람 지치게하고 허탈감을 주기도 합니다. 여기에 인권위원회의 할 일이 있는 것입니다. 인권위원회가 인권에 관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고 다 하겠다고 만용을 부려서도 안 되고 일하면서 실수한 적은 없는가 늘 반성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인권위원회 있는 나라가 드물고 우리가 꽤 잘 한다고 이미 소문도 났습니다.

3. 국가의 이상과 도덕성의 상징

인권을 너무 강조하면 경제 살리기에 방해가 된다. 국가안보까지 위태롭게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의외로 많아서 걱정입니다. 그런데 저는 거꾸로 인권 잘 해야 경제도 살고 국방도 튼튼해진다고 믿습니다. 인권 중에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가치를 얕잡아 보는 오랜 악습을 고치면 되는 것이 많습니다. 또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우리 경제가 감당할만한 정도는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우리 국민의 인권의식의 수준이 낮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국가경영과 나라살림을 직접 맡고 있는 각급 기관과 단체, 당무자들은 인권위원회가 내리는 결정과 권고들에 대해 현실을 무시하고 너무 이상주의에 빠진다고 당황해 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당연히 개인의 의견에 차이가 많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 결론을 내립니다. 대체로 지끔까지 현실보다는 이상을 쫓는 경향이 강했고 그것이 강했고 그것이 맞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리는 결정, 시정조치, 정책권고 모두는 법적 강제력, 구속력이 없습니다. 또 그것이 큰 특징입니다. 그러면 무슨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 위원회의 입장이 당장은 받아지지 않은 경우라도 장래를 위한 방향제시와 과제가 되고 국민들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의 이상과 도덕성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4. 맺는말

우리 조상들께서 민주주의라는 말을 몰랐을 때도 도의와 예절을 숭상하고 문화를 일구고 나라를 지켜 왔는데 우리가 세계에 손색이 없는 헌법에 적어 놓은 인권가치를 최고로 삼아 부국강병도 하고 선진문명국가도 만듭시다. 갈등과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 모두가 이미 그 길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흥록 국가인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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