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54)의 소설 「로마의 테라스」(문학과지성사刊)가 번역 출간됐다. 2년 전 발표한 이 소설은 그해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과 '모나코의 피에르 국왕상'을 수상했다.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배경으로 떠돌이 판화가 몸므의 삶과 사랑, 예술세계를 그렸다.

판화가 견습생인 몸므는 지방 판사의 무남독녀이자 다른 남자와 약혼한 사이인 나니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이 밀애를 즐기는 현장에 나니의 약혼자가 나타나 몸므의 얼굴에 질산을 뿌린다.

이 사건으로 몸므와 나니의 사랑도 끝나고, 몸므는 화상으로 흉측해진 얼굴을 가린 채 평생 떠돌이 판화가로 살아간다.

모두 47개 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증언, 서간, 콩트,아포리즘 등 다양한 문학장르를 섞어 놓았다. 마치 독립된 이야기를 담은 판화들이모여 한 편의 커다란 모자이크화를 이루는 듯한 구성방식이다.

파스칼 키냐르는 바로크 시대를 자신의 예술적 이상향으로 삼고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연작으로 기획된 소설 「떠도는 그림자들」의 첫째권 「마지막 왕국」으로 올해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송의경 옮김. 180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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