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왕년의 스타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가 줄을 잇고 있다. 젊고 예쁜 꽃미남과 꽃미녀들에 비해 관객의 주목을 끌지는 못하지만 관록을 뽐내며 당당히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와일드 클럽'은 골디 혼과 수전 서랜든이 `투 톱'으로 나선 버디 무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옷차림과 `푼수' 연기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바에서 일하던 퇴물 여급 수제트(골디 혼)가 젊은 날 함께 록그룹을 쫓아다니던 단짝 친구였으나 지금은 성공한 변호사의 아내가 된 비니(수전 서랜든)를 찾아나서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타운 앤 컨트리'는 한때 은막을 주름잡았던 할리우드 대스타들의 경연장. `대부'의 다이앤 키튼, `러브 어페어'의 워런 비티, `벤자민 일등병'의 골디 혼,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앤디 맥도웰, `파리텍사스'의 나스타샤 킨스키, `벤허'의 찰턴 헤스턴 등 자막 타이틀이 묵직하게 느껴질 정도다.
 
포터(워런 비티)와 엘리(다이앤 키튼), 그리고 그리핀(개리 샌들링)과 모나(골디 혼) 부부는 서로 절친한 친구 사이. 어느날 모나가 그리핀의 외도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면서 파경에 이르고 이를 위로하던 포터는 모나와 불륜에 빠진다.
 
오는 24일 간판을 내걸 `8명의 여인들'은 프랑스판 `왕년의 별들의 전쟁'이다. 전설적인 여배우 다니엘 다리오와 60년대 전세계 영화팬의 연인이었던 카트린 드뇌브가 이자벨 위페르 등과 함께 연기대결을 펼친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밤 아버지가 갑자기 살해되자 외할머니, 어머니, 이모, 고모, 언니, 가정부 등 8명의 여인이 서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숨겨둔 비행이 낱낱이 드러난다는 줄거리의 유쾌한 미스터리 드라마.
 
충무로에서도 노익장의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비록 기성배우는 아니지만 6일 개봉 예정인 `죽어도 좋아'의 박치규(73) 할아버지와 이순예(71) 할머니가 `집으로…'의 김을분(77) 할머니에 이어 `70대 신인배우 신화'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50)는 `무사'와 `취화선'에서는 조연으로 등장했다가 6일 개봉되는 `피아노치는 대통령'에서 모처럼 주인공으로 복귀한다. 내년 설 개봉을 앞두고 한창 촬영중인 뮤지컬영화 `미스터 레이디'에서도 걸인 두목 역을 맡았다.
 
70년대 은막 트로이카의 한 축이었던 장미희(44)는 `보리울의 여름'에서 수녀원장을 연기한 뒤 내년 초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70년대 나훈아와 함께 가요계 양대산맥으로 군림했던 남진(57)도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서 모처럼 얼굴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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