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미국은 우리의 우방국가였다. 그러나 미군의 한국주둔 이후 시작된 우월감 섞인 망동이 우리 국민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그들은 자국 내에서 일어나는 외국인들의 범죄는 가혹하게 처벌하면서 외국에 있는 자국민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우선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초강대국임을 과시하는 행동을 쉽게 보여줬다. 특히 미국은 초강대국임을 과시하면서 약소국가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더욱이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미국은 초강대국임을 과시하듯 기회만 있으면 다른 나라를 핑계로 무기를 이용하는 전쟁을 일으키고 수년 전부터는 달러를 이용하는 경제전쟁을 일으켜 약소국가들을 지배해왔다. 이와 같은 미국은 지난해 9·11 뉴욕 공중테러사건으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처럼 미국의 자존심도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세계인들이 지켜본 미국의 자존심 붕괴는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이다. 이때부터 미국의 음성적이었던 독선의 실체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13일 양주군 광적면 56번 지방도에서 미2사단 44공병대소속 워커 마크(36)병장이 몰던 미국 장갑차가 앞서 가던 여중생 신효순(14·조양중 2년), 심미선(14·조양중 2년)양을 치어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그 이후 미군은 한국 정부와 팽팽한 의견대립 끝에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등을 내세워 문제의 미군들에게 무죄평결을 내린 후 도피시키듯 본국으로 송환했다. 사고부터 송환까지 우리 국민들은 지역유지부터 시작, 종교계, 학계, 학생들까지 가담해 전국적인 시위로 확산되자 부시대통령은 뒤늦게 주한 미 대사를 통해 형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했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다. 남을 괴롭히며 못살게 구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인가.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미국은 약소국가에 대해서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다. 이 같은 미국을 우방국가로 믿기에는 이미 때가 지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21세기 국제화시대에 맞춰 우리는 하루빨리 강대국가 대열에 우뚝서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는 미국을 믿지 말자고 감히 제언하고 싶다.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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