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인천에서 화장실 문화발전을 위해 열린 심포지엄은 화장실 문화수준을 보다 성숙하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과 행정기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각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인천시와 문화시민운동인천시협의회 공동주최로 `올바른 화장실 사용문화의 정착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발표 내용도 귀담아 들어야 할 사안이었으며 참석자 모두 전문적 소양을 갖춘 인사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2001년말 현재 인천시내 공중 및 개방 화장실 948개소가 시에 의해 관리되고 공공기관과 위생업소의 2천개소가 개방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 화장실 대부분 협소하거나 노후화됐으며 설비 기능에 문제점을 안고 있고 다중이용업소 화장실은 제대로 개방되지 않고 유지관리나 제도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니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인천·경기지역에서는 지난 97년부터 월드컵 개최에 대비해 각 도시마다 화장실 문화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내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아름다운 화장실 짓기에 나서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수원시일 것이다. 수원시는 광교산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을 비롯, 다슬기 화장실·장안공원 화장실·솔발산 화장실 등 이색 화장실이 35곳에 이른다. 화장실인지 문화공간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라고 한다. 양평의 용문산관광지내 화장실은 지난 10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화장실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유관기관이 지난 7, 8월 네티즌 420명을 대상으로 공중화장실 위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공중화장실의 첫 이미지로 `지저분함'을 지적했고 그 원인으로는 관리부족(46%)이 가장 컸지만 이용자의 매너부족(42%), 시설낙후(11%) 등을 꼽아 화장실을 어떻게 가꾸어가야 할지 방향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화장실 문화수준 향상을 위해 공중화장실 수준 향상 및 관리인 실명제 도입, 도로변과 대형건물 화장실·업소 화장실 개방 및 청결관리, 사회적 관심 고취, 관련 제도 정비 등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어느 도시처럼 수십억원을 들여 `호화판' 화장실을 짓는 우를 저질러서도 안될 것이다. 아무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아름다운 화장실 설치가 확대되고 청결실천문화 노력이 확산되는 가운데 문화도시의 지표인 화장실문화 발전을 위해 시민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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