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해외 유학, 연수생 수가 총 36만여명에 달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해외 유학과 연수생이 급증하는 현상은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비합리적인 사회시스템을 그대로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학생 급증 현상은 외화낭비를 불러온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그보다도 비합리적인 교육시스템과 지나친 학벌주의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구조적 문제인 교육제도를 재정비하고 학벌보다는 실력위주의 경쟁사회를 정착시키는 데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해외유학은 바람직한 일일지언정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젊은 인력이 각 분야에서 학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해외진출 확대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도 권장할 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해외유학은 순수한 의미의 유학을 말한다. 국내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워 도피성으로 가는 경우나 일부 계층에서 일시적 유행을 쫓아 특정 언어를 익힌다는 명분으로 가는 등의 경우를 좋게 평가할 수는 없다. 더욱이 국내 교육제도에 염증을 느껴 내 자녀는 어느 나라에든 내보내 가르치겠다는 부모가 적지 않은 실정이어서 우리 교육제도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해결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교육과 사회 시스템의 개선은 그동안 너무도 많이 논란이 돼 식상할 지경이 된 것이 사실이다. 세칭 일류대학이라도 입학만 하면 웬만해서는 졸업이 어렵지 않고, 좋은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평생을 보장받는 지금의 사회구조 아래 근본적인 개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아무리 지혜를 모아 대학입시제도를 보완해도 일류대 입학이 지상과제라는 전제 하에서는 고액과외, 입시지옥, 도피성 유학 등의 부작용이 근절되기 어렵다.
 
결국 특정한 시기에 집중된 과도한 경쟁구조가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빚는 셈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교육문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을 개선해 나가는 일이 급선무임을 알아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