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도 이미 지났고 이제 막바지 더위 한바탕만 더 겪으면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은 멜로의 계절. 사랑 이야기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금지된 사랑, 불륜이다.
 
`위기의 남자', `거침없는 사랑', `고백' 등 한동안 TV 드라마를 휩쓸었던 불륜 바람이 이제 스크린으로 불어닥칠 기세다.
 
이미 올 상반기 개봉된 `결혼은 미친 짓이다'나 `생활의 발견', `미워도 다시 한번 2002' 등은 불륜이 직·간접적 소재가 된 영화.
 
여기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여름, 다시 한번 `불륜 영화팬'들을 찾아오는 영화가 오는 22일 개봉하는 `언페이스풀'이다. `나인하프위크'에서 관능의 영상미를 보여줬던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새영화 `언페이스풀'은 `본격 불륜영화'라고 이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불륜에 빠져드는 남녀의 모습을 관능적으로 그리고 있다.
 
자상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들 등 부러울 것 없는 한 여자(다이안 레인)가 우연히 만나게 된 젊은 남자(올리비에 마르티네즈)의 매력에 사로잡혀 육체적 욕망에 빠져든다는 내용. `귀여운 여인', `뉴욕의 가을'의 리처드 기어가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 남편의 심리를 연기한다.
 
금지된 사랑의 아름다움을 내용으로 하는 우리 영화 두 편도 가을 개봉을 앞두고 막바지 촬영 중에 있다.
 
현재 경상남도 남해에서 촬영 중인 변영주 감독의 `밀애'는 남편의 외도에 상처입은 부인이 낯선 도시에서 한 남자와 불륜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미흔은 남편이 바람 핀 사실을 눈치채고 남해로 가 동네 의사인 인규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며 자신에게 내재된 욕망을 표출한다.
 
`낮은 목소리1, 2' 등에서 정신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다큐멘터리로 담았던 변영주 감독의 첫번째 장편극영화로 김윤진과 이종원이 금지된 사랑에 빠지는 남녀로 연기한다. `밀애'는 오는 10월말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미연, 이병헌 주연의 영화 `중독'에서 보여주는 `금지된 사랑'은 형수와 시동생간의 사랑. 죽은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는 `빙의'라는 현상을 소재로 지독하고 치열한 사랑을 보여준다.
 
같은 시간에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대진(이병헌)은 형 호진(이얼)의 영혼을 가지고 깨어난다. 시동생 대진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던 형수 은수는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충무로 베테랑 조감독 출신 박영훈 감독의 데뷔작으로 섬세한 인물묘사와 화면구성으로 `치명적인 로맨스'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한창 낙엽이 지고 있을 10월 중에 개봉할 예정이다.
 
`불륜'은 현실에서는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지만 영화속에서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세련된 연출과 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있으면 잘 만들어진 사랑이야기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올 가을 관객들을 찾아오는 불륜 소재의 영화가 TV 드라마에 이어 영화계에도 `불륜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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