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국인이 영국인과 일본인을 비교한 말이 있다. “영국인에게는 큰 미덕이 있다. 가능한 한 자신의 이기주의를 다른 사람의 이기주의와 충돌시키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렇지만 일본인의 경우는 무엇인가를 자기 손에 넣는 기쁨은 다른 사람이 그것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히 상대의 입장이나 이익을 무시하고 무턱대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일시적으로는 통용되어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순리다. 그런 처세는 언젠가 어느 곳에서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뒤통수를 맞을 우려가 있다. 노자는 이런 과도한 행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는 끊임없는 욕망에 기인한다. 또한 최대의 재앙은 족함을 모르는 것에서 기인하며 최대의 과오는 이익을 탐하는 마음에서 기인한다.” 더욱이 한 걸음 더나가 처세의 요체는 족함을 아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지위에 너무 집착하면 반드시 자신의 생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족함을 알면 수치스런 일이 없다. 멈출 곳을 알면 위험이 없다.” 지일파에 속하는 어느 중국인이 일본인에게 이런 쓴 소리를 했다. “당신들에게 가장 결여되어 있는 것은 절도다. 사물의 `적당함'을 모른다. 과음을 해서 정신을 못차리거나 숙취로 다음 날 고생을 하는 것이 적당한 예로, 술은 내일도 마실 수 있는데 왜 참지 못합니까. 일본인은 지나치든가, 한곳에 치우치든가, 무리를 하려는 세 가지 중의 하나에 꼭 속한다.” 앞의 말들을 종합한 의미는 “심히 사랑하면 반드시 크게 소모하며, 많이 저장하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그러기에 족함을 알면 수치스럽지 않고 멈출 곳을 알면 위험하지 않다.” 이를 `지족의 계'라고 하겠다. 노자에는 `일이 이루어지면 그 자리로부터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도리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어째서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했을까. 말할 것도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 이제까지 쌓아온 공적이나 명성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정치 지도자들을 보면 `족함을 알라'는 노자의 피력이 문득 떠오른다.
(天)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