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부 누드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미술교사 김인규씨. '음란'의 딱지를 붙인 채 손가락질 받는 교사가 되고 말았던 김씨가 최근 「나의 그림은 실제상황이었다」(푸른나무刊)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예술관을 드러냈다.

김씨는 "왜 그런 짓을 했냐"는 세간의 질문에 "맥 빠지고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랑해!"라고 말했는데, "왜?"하고 묻는것과 아주 닮았다는 것이다.

예술작품은 작품이 되는 순간 작가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작가조차 이해
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과 느낌을 담아내게 되는 것이다. '표현'에 가하는 '설명'은 잘해야 중언부언이 될 뿐이다.

그러기에 그는 애초에 없었으면 좋았을 이 질문을 차라리 "예술이 무엇이냐?"는 물음으로 환원시킨다. 답변을 요구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에 관한 사건은 여전히 재판이 진행중이다.

평범한 미술교사보다 예술가로서 그의 눈은 몸으로 향하고 있었다. 몸은 존재의 증거이지만 한계이기도 했다. 어떤 억압의 틀 속에 제약되어 있었다. 그의 눈에 그렇게 비쳤다.

그래서 그는 몸에 새겨진 '억압의 문신'을 걷어내고 존재 그대로인 몸을 카메라 앞으로 들이밀게 된다. "그것(몸)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나의 사진이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 말이다... 나는 우리 몸에 들씌어진 어떤 특정하게 관습화된 시선을 배제하고자 했다... 그것(사진)은 있는 그대로 벌거벗은 삶에 맞서는 우리 부부의 현장 사진이었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해야 할 일상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 같다. 228족.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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