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칼레'를 꿈꾸던 아마추어의 돌풍이 프로의 벽 앞에서 사그라들었다.
 
지난해 우승팀 대전 시티즌과 울산 현대, 성남 일화, 부산 아이콘스 등 프로 4팀이 나란히 아마팀을 꺾고 2002하나·서울은행 FA컵 축구선수권 8강에 진출했다.
 
적자누적에 따른 모기업의 구단운영 포기로 존폐위기에 처한 대전은 3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대회 16강전에서 공오균이 혼자 3골을 뽑는 활약으로 한국철도를 3-0으로 완파했다.
 
대전에서 해트트릭을 세운 것은 97년 팀 창단 후 공오균이 처음이다.
 
대전은 `프로 꼴찌'이고, 한국철도는 지난해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를 연파하며 아마팀으로서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실업의 강호였지만, 역시 프로는 아마에 한수위였다.
 
공오균과 이창엽을 최전방에 세운 대전은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맹공을 퍼붓기 시작, 어렵지 않게 골문을 열었다.
 
대전은 전반 14분 샴이 상대진영 중앙에서 골지역으로 스루패스한 것을 쇄도한 공오균이 오른쪽에서 잡은 뒤 오른발 대각슛으로 꺾어차 골네트를 갈랐다.
 
기선을 제압한 대전은 그라운드를 넓게 쓰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다 5분 뒤 장철우가 올린 볼이 골키퍼 한상수의 손끝에 맞고 흐르자 공오균이 달려들며 가볍게 밀어넣어 2-0으로 달아났다.
 
최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모훈 바간(인도)과의 1, 2차전에서 6골을 몰아쳐 물오른 감각을 과시했던 공오균은 후반 33분 멋진 중거리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한국철도는 이순행이 빠른 발로 득점 기회를 엿봤으나 김정수가 이끄는 대전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고, 전반 29분 이찬구의 직접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비켜가 아쉬움만 더했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울산이 2-2로 맞선 후반 29분 이천수의 결승골에 힘입어 1회전서 안양 LG를 꺾은 `아우팀' 현대미포조선을 3-2로 눌렀다.
 
마르코스의 2골로 2-0으로 앞서던 울산은 수비가 방심한 가운데 후반 25분과 28분 각각 김준협과 주승진에게 연속골을 맞아 역전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1분후 이천수가 문전 혼전 중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은 대전과 4강 티켓을 다툰다.
 
김천종합운동장에서는 올 프로축구 3관왕 성남이 강릉시청에 3-2로 승리, 하리와 우성용이 2골씩을 넣으며 한남대를 5-1로 대파한 부산과 8강에서 맞붙게 됐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